아들을 구할 것인가·지구를 구할 것인가... 슈퍼히어로 엄마의 선택 작성일 07-25 2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안치용의 영화적 사유] 판타스틱4:></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8xdjrzJquG"> <p contents-hash="86001f23de810259cee04e583e1cea36eae5fd79f0b0d2272cdac38b31a989fd" dmcf-pid="6MJAmqiBzY" dmcf-ptype="general">안치용 영화평론가</p> <div class="video_frm" dmcf-pid="PRicsBnbFW" dmcf-ptype="embed"> <div class="layer_vod"> <div class="vod_player"> <iframe allowfullscreen class="player_iframe" dmcf-mid="fJOkObLKzX" dmcf-mtype="video/youtube" frameborder="0" height="370" id="video@fJOkObLKzX" scrolling="no" src="https://www.youtube.com/embed/ZlRNAWpOO5U?origin=https://v.daum.net&enablejsapi=1&playsinline=1" width="100%"></iframe> </div> </div> </div> <p contents-hash="b99d29494d5a3033ff65fde59bf009f9985072a8046c49a6e6aab965f81084f9" dmcf-pid="QenkObLKzy" dmcf-ptype="general"><strong>(*전개와 결말을 알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었습니다.)</strong></p> <p contents-hash="4e1267259ea6d7fbd5db396ed8a40025a7ccdadadf0676a3b76e9eae21a80b61" dmcf-pid="xdLEIKo93T" dmcf-ptype="general">2025년 7월 24일 개봉한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추가된 또 하나의 블록버스터리지만 동시에 신화를 MCU에 욱여넣은 '·블록미스터'에 가깝다. 이 영화는 또한 화려한 시각효과와 결부된 우주적 스토리 안에 가족이라는 원초적이고 기초적인 인간 단위가 마주할 수 있는 가장 가혹한 윤리적 딜레마를 파고드는 드라마다.</p> <p contents-hash="02c0f73ec0b96cfc3cbd23a843fbe42287af5e713dff467477193f579d5be9e0" dmcf-pid="yH1zVmtsFv" dmcf-ptype="general">영화는 MCU의 문법을 준수하면서 '세상을 구할 것인가, 내 아이를 구할 것인가'라는 영웅에게만 주어지는 운명적 선택지를 통해, 우리 내면에 잠재한 신화의 원형과 인간 본성의 심연을 탐사한다. 관객의 체감과는 별개로, 아무튼 그런 의도도 들어 있다는 얘기다.</p> <div contents-hash="d21917883939159ff99c85a2a6316597c25c507c2c5a5db37dfee8be8edd6243" dmcf-pid="WXtqfsFOpS" dmcf-ptype="general"> <strong>구원과 희생</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b223ade55fbc2032c5d488ae9ba0fdd7cc7994e6ca08374ddc7a75e0596fea92" dmcf-pid="YZFB4O3I7l"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5/ohmynews/20250725111202079hcjk.jpg" data-org-width="1280" dmcf-mid="Us5y5dOJp7"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5/ohmynews/20250725111202079hcjk.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스틸사진</td> </tr> <tr> <td align="left">ⓒ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1da859f7ca17a1cf75425d601b4000a2410be7da8326a23c6df3d8e443adbf16" dmcf-pid="G53b8I0CUh" dmcf-ptype="general"> 영화는 관객을 딜레마의 한복판으로 끌고 들어간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아들을 희생할 것인가, 아니면 아들을 지키기 위해 세상의 멸망을 외면할 것인가?" </div> <p contents-hash="674c68fc9870b0f481040545546eb6931a72d82372e5010182f0d07b008f33e3" dmcf-pid="HISZpgvaUC" dmcf-ptype="general">이 질문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서사들과 맞닿아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총사령관 아가멤논은 트로이 원정이라는 대의를 위해 신의 노여움을 풀고자 자신의 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친다. 국가의 승리와 딸의 생명 사이에서 고뇌하는 영웅의 모습은, < 판타스틱 4 >의 '리드 리처드'(페드로 파스칼)와 '수잔 스톰'(바네사 커비) 부부가 겪는 갈등의 원형이다.</p> <p contents-hash="5d4bcf7f52e6bcf794b20b1715711eca516d514ae571a663f83b9f355fb53357" dmcf-pid="XCv5UaTNUI" dmcf-ptype="general">영화의 서사 구조는 '구세주 탄생 설화'라는 또 다른 원형적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신약성서에서 구세주의 탄생을 막으려는 권력자에 의해 무고한 아이들이 희생되었듯, 이 영화는 한 아이의 운명에 온 세상의 명운이 걸린 극단적이고 신화적인 상황을 제시한다. 구세주를 지키기 위해 결과적으로 다른 무고한 모든 아이가 죽음을 맞이한 성서의 사건과 약간 다른 맥락에서, < 판타스틱 4 >는 '한 아이의 희생으로 세상을 구원한다'는 신화의 명제를 스토리텔링의 핵심 요소를 활용한다.</p> <p contents-hash="165f1b201a0df74e9e9abbd39eddd8d93f3f3cd6f1071599d60283baac041686" dmcf-pid="ZhT1uNyj0O" dmcf-ptype="general">다만 여기에 심각한 수준으로 무게가 실리지 않는다.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킬링 디어>는 아가멤논과 이피게네이아 신화를 정면으로 다루어 그 무게를 관객에게 얹지만, < 판타스틱 4>처럼 행복한 결말을 예정한 영화에서는 신화적이고 윤리적인 고뇌가 관객에게 장식쯤으로 받아들여지기 마련이다.</p> <p contents-hash="d9f762451605859e5857844df395d941014a15cc82872d50f48ce31afe9331fc" dmcf-pid="5lyt7jWAUs" dmcf-ptype="general">아무튼 갈등은 폭발한다. 팀의 두 축이자 아이의 부모인 리드와 수잔이 갈등의 당사자가 될 수밖에 없다. 천재 과학자인 리드는 인류의 생존이라는 대의를 위해 아이의 희생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계산한다. 수잔은 그런 남편에게 수학적이고, 윤리적이고, 실행가능한(available) 관점에서 아들을 내어주는 것을 검토했다고 힐난한다. 다수의 이익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라는 공리주의 관점과 가족을 지켜야 하는 절대적 의무라는 도덕 원칙의 충돌이다. 두 사람은 거대 담론에 휘말린 개인의 비극과 저항을 보여주지만, 영화가 영화인지라 그렇게 관객을 고통스럽게 만들지는 않는다.</p> <div contents-hash="31279569bd0f12345d83ffcd937af3ece267964afe03fe8e679c098b8f111dbc" dmcf-pid="1SWFzAYc0m" dmcf-ptype="general"> <strong>윤리에서 모성으로</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2809f49e4d061ce8fd78a95da28fa63c4472d89bb4e66bf26ba9a63489e2b4a4" dmcf-pid="tvY3qcGk0r"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5/ohmynews/20250725111202369legd.jpg" data-org-width="1280" dmcf-mid="ugAnA3Q0F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5/ohmynews/20250725111202369legd.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판타스틱4: 새로운 출발> 스틸 이미지.</td> </tr> <tr> <td align="left">ⓒ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70e6ed9547e6bfcedefdd802e5baf175dd08b1d76ffa21cad6b9dc15bfd414ab" dmcf-pid="FTG0BkHE3w" dmcf-ptype="general"> 수잔은 이 윤리적 대립의 단면에 선다. 그녀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를 단호히 거부한다. 사실 그녀의 태도는 윤리적이지 않다. 여기서 논쟁의 틀 자체를 윤리에서 모성으로 전환하는 교묘하고도 강력한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한다. 그럼에도 극중에서 사람들이 설득당하고 관객이 개연성을 느끼는 이유는 왜일까. 우리가 모두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포유류이기 때문이 아닐까. </div> <p contents-hash="3e4075a268a13823063a839ac43106836372edf2481739f32f7d994bd7788c20" dmcf-pid="3yHpbEXD0D" dmcf-ptype="general">수잔은 아들을 지켜야 하기에 더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신약성서의 한 장면인 양 자기 아들을 달라고 몰려든 군중에게 얼핏 고양된 논리로 선언한다. 이 감동적인 연설은 사실상 선택 불가능한 딜레마를 비껴가는 수사적 회피에 가깝다. '아들'과 '세상'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강요받는 상황 자체를 부정하고, 아들을 지키는 행위가 곧 세상을 구하는 길이라는 자기에게 유리한 명제를 만들어낸다. 만일 판타스틱4에게 세상을 구할 능력이 있었다면 군중이 애초에 아들을 요구하지 않았을 것이기에 수잔의 명제는 답이 아니라 질문의 무력화이다.</p> <p contents-hash="aa27afdac068b4ed1eea1f05c08326bf1d052adfc76f28c9538d4d5bd8a1b4af" dmcf-pid="0WXUKDZwUE" dmcf-ptype="general">그러나 이 명제는 논리를 넘어서 거부할 수 없는 감성적 호소력을 지닌다. 인간 내면에 각인된, 자식을 보호하려는 모성의 원초적 모습을 일깨우기 때문이다.</p> <p contents-hash="4ff5cbbf17c5e2f8587163af66304921593413da95a4f509b8ccca89d8035d86" dmcf-pid="pYZu9w5rFk" dmcf-ptype="general"><strong>위기 속에서 조명된 가족주의</strong></p> <p contents-hash="fe3cde27562a5b903f8f82875d85d3e705b2b9fd1d27dde4273eb31151cf7451" dmcf-pid="UKfeg541uc" dmcf-ptype="general">판타스틱4의 새로운 출발은 진정한 가족, 혹은 전통적 의미의 가족의 출발이기도 하다. 아이의 탄생이라는 기념비적 사건과 극복이 어려워 보이는 결정적 위기는 네 명의 개인이 가족으로 거듭나는 용광로가 된다. 영화는 리드와 수잔의 부모로서 고뇌뿐만 아니라, 이 비극을 마주한 다른 두 멤버의 시선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확장한다.</p> <p contents-hash="433db23671f3791e851a5bf35b22a9b51bef14ed3ff2aace5e222d17c407a8f0" dmcf-pid="u94da18tuA" dmcf-ptype="general">자신의 인간적인 모습을 잃고 바위 같은 괴물(씽)이 된 '벤 그림'(에본 모스-바크라크)은 누구보다 희생과 인간성의 의미를 곱씹으며, 자신의 비극적 운명을 유머로 넘어서서 가족의 윤리적, 감정적 닻이 되어준다. 자유분방한 '조니 스톰'(조셉 퀸)은 수잔의 철없는 동생의 위치에서 벗어나, 조카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불꽃을 통제하고 책임감을 배우는 성장을 겪는다. 더불어 불발에 그치지만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매한 희생을 결행하기도 한다.</p> <p contents-hash="a1b72c18f8f2a34039bc7388643892a1ea7892c0bcd550d6be8c1e6f6a4d86c2" dmcf-pid="728JNt6FUj" dmcf-ptype="general">영화는 < 판타스틱4 >가 그저 슈퍼히어로 팀이 아니라, 각자의 상처를 보듬고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유기적인 공동체, 즉 가족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묘사한다.</p> <p contents-hash="afb1efb40ee3371ff410642f058d3e15180540870277dcad1c0f816b3828728a" dmcf-pid="zV6ijFP33N" dmcf-ptype="general"><strong>레트로 퓨처리즘</strong></p> <p contents-hash="2d6b695426f6717220942506ce95f0e7e8e61858094446678ce881b381951110" dmcf-pid="qfPnA3Q0pa" dmcf-ptype="general">영화가 표방한 '레트로 퓨처리즘'은 시각적 스타일을 넘어, 주제 의식을 강화하는 장치이다. 1960년대는 우주까지 넘본 과학적 낙관주의와 인류 절멸의 핵전쟁 공포가 공존한 냉전의 극성기였다.<br>영화에서 표현된 매끈한 곡선, 대담한 원색, 단순하면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인류의 희망과 꿈을 시각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밝고 희망적인 미학은 행성 파괴자 '갤럭투스'(랄프 이네슨)라는 이해 불가능하고 극복 불가능한 우주적 공포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p> <p contents-hash="c65753f4752a871594d869bc6a7198d4f170b708808e13b13a1fe6e610004e31" dmcf-pid="B4QLc0xp0g" dmcf-ptype="general">인류가 꿈꾸는 이상적인 미래가 언제든 외부의 거대한 위협으로 파괴될 수 있다는 냉전 시대의 불안감을 은유한다. '인류가 상상한 미래'와 '실제로 닥친 현재의 위협' 사이의 긴장감을 창조하며, 그 속에서 가족이라는 가장 작은 단위의 전통적 공동체를 부각하며 어떻게 희망을 사수하는지를 극화했다.</p> <p contents-hash="663a0b338a01ae6fa3a8a0b7af7c6759a8a8aba236c009fff44d4c8b77c37ae9" dmcf-pid="b8xokpMUuo" dmcf-ptype="general"><strong>구원 서사를 통한 모성의 해법</strong></p> <p contents-hash="1061319520245bbfd39a858e18199871a63576feb38d8394670f94bba8ec891f" dmcf-pid="K6MgEURu7L" dmcf-ptype="general">"아들을 지키기 위해 세상을 지키겠다"는 수잔의 선언은, "세상을 지키기 위해 아들을 지켜야만 한다"는 역명제가 참일 때만 완벽한 정당성을 얻는다. 이 당위성은 아들이 '구세주'라면 완벽해진다. 갤럭투스가 그토록 그들의 아들을 원하는 이유와 대미에 발휘되는 아이의 능력은 그가 어쩌면 구세주일지 모른다는 시사이다. 헤롯왕의 영아 학살이라는 비극을 감수하면서까지 구세주를 지켜내야 했던 신화적 서사와 궤를 같이한다.</p> <p contents-hash="2147b4ff7aac250f34179a4bad5062622f436ef75d47afe2b652f5c8f5367168" dmcf-pid="9PRaDue7Fn" dmcf-ptype="general">결국, 표면적으로 이기적인 모성의 발현으로 보였던 수잔의 선택은, 아들이 세상의 운명을 쥔 구원자라는 사실, 또는 가능성이 밝혀지면서 가장 숭고하고 필연적인 행위로 재해석된다. 그녀의 모성은 최종적으로 거대한 구원 서사 안에서 또 MCU의 새 출발 안에서 완전한 정당성을 사후적으로 획득한다.</p> <div contents-hash="b6c1ed8ab037371e8f25aa41e3f675b00cc2c335f61464853ec7835591880fa8" dmcf-pid="2QeNw7dz0i" dmcf-ptype="general"> <strong>해피엔딩의 열쇠</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972994d6cd263f920164450cc578b2eef08fe2da07fd9d30b66630473e26b4f6" dmcf-pid="VV6ijFP33J"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5/ohmynews/20250725111202606kloi.jpg" data-org-width="1280" dmcf-mid="71Q2QluSu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5/ohmynews/20250725111202606kloi.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판타스틱4: 새로운 출발> 스틸 이미지.</td> </tr> <tr> <td align="left">ⓒ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604f5afda3e2a5b56a7a96c7dc51a7f81a2c05018716f6269d6ef8c7cb675389" dmcf-pid="ffPnA3Q0Fd" dmcf-ptype="general"> 영화는 이 모든 윤리적, 감정적 난제를 지적인 해법으로 풀어내며 납득할 만한 해피엔딩을 모색한다. 열쇠는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다. "충분히 긴 지렛대와 받침점만 있다면 지구라도 들어 올릴 수 있다"는 그의 말에 착안해 리드는 처음에는 갤럭투스라는 거대한 위협을 회피할 강력한 지렛대를 찾는 데 집중한다. </div> <p contents-hash="08890b86295b7acba8c46d037a6f3989b4c482a1ac4aa808497ae4096a897352" dmcf-pid="44QLc0xp3e" dmcf-ptype="general">하지만 극의 전개에 따라, 또 필요한 반전 설계에 따라, 힘들여 고안한 그 지렛대가 한계를 드러내자 발상의 전환을 실행한다. 지렛대의 역능이 부족하다면 들어 올릴 물체를 바꾸면 된다. A와 B의 거리를 떨어뜨리는 방법 중에는 A를 움직이는 방법과 B를 움직이는 방법이 모두 가능하다. 물론 A와 B 각각의 의지도 중요하다.</p> <p contents-hash="207e8210632fa038159f0537655b5a8281dfd08786ec3a9a72b000229abac23e" dmcf-pid="88xokpMUpR" dmcf-ptype="general">리드가 고안한 첨단 과학의 해법은 발상의 전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렛대의 받침점(Fulcrum)과 작용점(Point of action), 힘점(Effort point)이 확정되었고 충분한 힘이 확보되었다 할지라도 물체의 거부 의지를 좌절시키며 작용점 위에 물체를 얹으려면 물리력이 필요하다.</p> <p contents-hash="fde4504ba89777af8143226a4920af558b6ca08a0c1fcfe2f21af39bb62ac17b" dmcf-pid="66MgEURu3M" dmcf-ptype="general">영화는 이 힘을 모성에서 차출했다. 리드의 부성이 지렛대의 원리를 제시했다면, 그 지렛대의 작용점 위에 '물체'를 올리는 초인적 또는 초슈퍼히어로적 힘은 아들을 지키려는 수잔의 절대 의지, 즉 모성에서 나온다.</p> <p contents-hash="000d3a0e58dc81984219ffb269699f8fa36a8fa7673b1e407dedac4aa9377300" dmcf-pid="PPRaDue7zx" dmcf-ptype="general">영화의 예정된 해피엔딩은 리드의 부성(지성)과 수잔의 모성(물리력)이라는 두 축이 결합하여 구원 서사를 완성하는 과정의 결과물이다. 아무래도 클라이맥스는 목숨을 거는 모성이겠다. 또한 이 해피엔딩은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마침내 구세주의 탄생을 확인하는 새 미래의 제시이다.</p> <p contents-hash="26c8bcb3a51da8319e5db7ae20e750f9eaa9584c94710f477960a75e0311d47a" dmcf-pid="QQeNw7dz0Q" dmcf-ptype="general"><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은 SF 블록버스터의 외피를 두른 채, 그리스 비극의 무게감과 가족 드라마의 섬세함, 그리고 냉전 시대의 사회적 불안까지 녹여낸 지적인 영화를 지향한다. 선악의 대결이라는 익숙한 구도를 넘어, 인간이기에 마주할 수밖에 없는 선택의 딜레마와 그 안에서 피어나는 가장 원초적인 사랑의 힘을 증명하며 MCU의 서사적 지평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고 했다. 복합적인 서사와 독창적인 미학의 조화로 만들어진 맷 샤크먼 감독의 이 '블록미스터'가 오락물 이상으로 소비될지는 그러나 미지수다. 어쨌든 마블 영화니까.</p> <p contents-hash="5f5710380c3836d16d0d7d55ccccc6181d411ccdfb3ddf3eca7f09c0ca6b1f43" dmcf-pid="xxdjrzJquP" dmcf-ptype="general">안치용 영화평론가</p> <p contents-hash="326d483652ebd99c35690c6e747b0521e5898267dbfa0740b3970e66de8c0512" dmcf-pid="yyHpbEXDF6"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르몽드디플로마티크에도 실립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염정아 "딸 최윤지, 임하는 자세 진지해…사랑받을 배우" (첫, 사랑을 위하여) 07-25 다음 진태현, '갑상선암' 수술 2주만 또 수술…"몸을 다 고치는 중" (작은테레비) 07-25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