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美 수출하는 뇌 수술 로봇, 경쟁력 충분”

작성일 07-24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장원석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 “고영 로봇, 정교하고 안전한 수술 가능 경쟁자 적어 해외 시장에서도 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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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장원석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지난 22일 뇌 수술용 의료 로봇 ‘지니언트 크래니얼(Geniant Cranial)’로 뇌전증 환자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고영테크놀러지"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4/chosunbiz/20250724130104633euzk.jpg" data-org-width="5000" dmcf-mid="97gr5w5rA5"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4/chosunbiz/20250724130104633euzk.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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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석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지난 22일 뇌 수술용 의료 로봇 ‘지니언트 크래니얼(Geniant Cranial)’로 뇌전증 환자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고영테크놀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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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는 다른 장기처럼 크게 절개할 수 없습니다. 단 5㎜ 작은 차이로 기억을 잃거나 언어·운동·시각 기능이 손상될 수 있죠. 미세한 오차로 결과가 엇갈리는 뇌 수술에 로봇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고영테크놀러지가 자체 개발한 뇌 수술 로봇 ‘지니언트 크래니얼(Geniant Cranial)’이 다음 달 첫 미국 수출 길에 오른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은 이 로봇을 처음 의료 현장에 도입했다. 장원석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지난 17일 “고영 로봇을 가진 신경외과 의사가 기존 정위틀을 쓰는 일은 이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니언트 크래니얼은 의사가 뇌심부로 전극, 생검 장치 등을 정확하게 삽입할 수 있도록 수술 경로를 안내해주는 로봇 시스템이다. 전에는 정위틀로 환자 머리를 고정하고 수술을 했다. 지니언트는 2020년 고영테크놀러지가 국내에 출시한 뇌 수술 로봇 ‘카이메로(KYMERO)’의 기능을 높인 후속 제품으로, 지난해 12월 국내 허가에 이어 올해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까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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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장원석 신경외과 교수는 “로봇 장비 덕분에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뇌 질환 수술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허지윤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4/chosunbiz/20250724130106379sfww.jpg" data-org-width="4000" dmcf-mid="VHsgSoSgg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4/chosunbiz/20250724130106379sfww.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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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석 신경외과 교수는 “로봇 장비 덕분에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뇌 질환 수술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허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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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 수술 위치 찾는 내비게이션 로봇
 고영은 반도체 3차원(3D) 납도포검사장비(SPI) 세계 1위 업체다. 2011년 한양대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에 참여하면서 의료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 반도체 검사장비 분야에서 쌓아온 3D 측정 기술력이라면 뇌 수술의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 결실이 카이메로와 지니언트 크래니얼이다.
 지니언트는 뇌정위 수술(Stereotactic Neurosurgery)을 돕는 로봇이다. 이 수술은 뇌 종양이나 뇌전증, 파킨슨병 같은 뇌 질환의 원인이 되는 부위를 정확히 찾아 제거·차단하는 치료법이다. 파킨슨병 환자의 뇌 속에 전극을 삽입하고 전류를 흘려 근육 떨림 같은 증상을 치료하는 뇌심부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 DBS), 뇌전증 발작을 일으키는 원인을 찾기 위해 미세 전극을 삽입해 뇌파를 측정하는 입체뇌파전극삽입술(SEEG) 등이 포함된다.
 장 교수는 “로봇 시스템이 나오기 전엔 수술에 정위틀을 썼다”고 했다. 환자 머리에 큰 각도기처럼 생긴 정위틀 프레임을 나사로 고정시킨다. 뇌 영상을 보고 병변의 위치를 x, y, z축 좌표로 계산한 다음 의사가 목표 부위를 겨냥해 전극이나 기구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미세한 오차까지는 잡지 못하고 의사 숙련도에 따라 편차가 생기는 한계가 있었다.
 지니언트 크래니얼은 광학 센서인 마커와 침대에 부착하는 가이드 로봇, 뇌 수술 부위와 경로를 보여주는 내비게이션 플랫폼으로 구성된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처럼 환자와 수술 도구의 위치와 동작을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감지하고 추적한다. 정위틀 수술의 한계를 로봇 장비가 극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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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장원석 교수가 뇌수술 로봇장비 지니언트 크래니얼을 이용해 환자의 뇌심부에 전극을 삽입하고 있다. 로봇 시스템을 이용한 뇌전증 수술은 약 2~3mm의 작은 구멍으로 전극을 삽입할 수 있어 부작용이나 수술 후 통증도 줄일 수 있다고 장 교수는 설명했다. /고영테크놀러지"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4/chosunbiz/20250724130108018muiu.jpg" data-org-width="5000" dmcf-mid="fgrLhnhLNH"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4/chosunbiz/20250724130108018muiu.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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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석 교수가 뇌수술 로봇장비 지니언트 크래니얼을 이용해 환자의 뇌심부에 전극을 삽입하고 있다. 로봇 시스템을 이용한 뇌전증 수술은 약 2~3mm의 작은 구멍으로 전극을 삽입할 수 있어 부작용이나 수술 후 통증도 줄일 수 있다고 장 교수는 설명했다. /고영테크놀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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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밀 수술로 부작용이나 통증 감소
 장 교수는 하루에도 수차례 발생하는 발작 증상으로 학교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던 아동 뇌전증 환자 사례를 소개했다. 뇌전증 환자의 약 30%는 약물 치료가 듣지 않아 수술이 필요하다. 당시 환자도 수술을 해야 했지만, 절제할 부위가 하필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근처라 자칫 기억력 손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
 장 교수는 “뇌 수술 로봇을 통해 0.8㎜ 두께의 입체뇌파전극 10여 개를 여러 곳에 삽입하고 발작이 시작되는 부위를 정밀 분석했다”며 “덕분에 해마 손상 없이 주변 병변만 제거해 아이가 기억을 온전히 유지한 채 발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뇌전증 수술은 발작을 유발하는 뇌 부위를 정확히 찾는 일부터 한다. 이게 바로 전극을 삽입해 뇌 심부의 전기 신호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입체뇌파전극삽입술이다. 단지 뇌 지도를 그리기 위한 검사 목적의 시술인데 출혈이나 두통, 구토 같은 부작용이 흔하게 나타났다. 수술 후 뇌출혈이 발생해 응급 재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로봇이 도입되면서 이런수술이 훨씬 수월해졌다. 환자들의 회복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장 교수는 “로봇 수술을 받은 어린 환자가 다음 날 태블릿 PC를 보면서 논다”며 “무엇보다 환자가 편해졌다는 게 가장 큰 변화이자 로봇 수술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뇌 수술 로봇은 종양 조직을 채취하는 생검에도 쓰인다. 종양이 크면 이쪽 저쪽 여러 부위의 조직을 채취해야 한다. 기존 정위틀을 이용하면 좌표를 각 부위마다 일일이 새로 다 잡아야 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장 교수는 “화면에서 위치를 클릭만 해주면 로봇이 스스로 그쪽으로 가이드를 해줘 의료진 입장에서 편하고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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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지니언트 크래니얼. /고영"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4/chosunbiz/20250724130109468hdgs.jpg" data-org-width="1393" dmcf-mid="4oL8A4A8a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4/chosunbiz/20250724130109468hdgs.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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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니언트 크래니얼. /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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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 엔지니어 합심해 뇌 수술 로봇 개발
 고영의 첫 뇌 수술 로봇인 카이메로는 2020년부터 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해 국내 여러 병원에 도입됐다. 카이메로를 활용한 수술 건수는 지난달 600례를 돌파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달부터 후속 제품인 지니언트 그래니얼도 쓰기 시작했다.
 앞서 고영의 뇌 수술 로봇 연구개발(R&amp;D)에는 미국 하버드 의대 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전문의들이 참여했다. 특히 장진우 신경외과 교수가 의료진의 시각에서 필요한 로봇 기술과 기능에 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진우 교수는 뇌, 척수 등 신경계의 기능적 이상을 치료하는 정위기능신경외과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지난해 2월 세브란스병원에서 정년 퇴임하고 고려대안암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의료기기 시장은 대형 글로벌 회사들이 선점했으나, 뇌 수술 로봇은 아직 독보적인 기업이 없다. 장원석 교수는 “세계적인 의료 로봇 회사들이 복강경 수술이나 인공관절·척추 수술 분야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배경도 있다”며 “고영의 뇌 수술 로봇이 경쟁력을 빠르게 키운다면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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