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인류에게 던진 파키아오의 메시지 '나이 파괴'[유병철의 스포츠 렉시오] 작성일 07-23 6 목록 <strong>‘명예의 전당 복서’가 전성기 챔피언 능가<br>메이웨더와의 재대결 등 빅매치 예상<br>‘나이 파괴’ 비결은 젊었을 때와 같은 훈련</strong><br><br><iframe width="544" height="316" src="https://tv.naver.com/embed/80822796" frameborder="0" allow="autoplay" allowfullscreen=""></iframe><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29/2025/07/23/2025621175318526100_20250723000155063.jpg" alt="" /><em class="img_desc">파키아오가 경기 후 바리오스의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세계타이틀매치는 무승부 판정에 대한 큰 논란이 발생할 정도로 46세의 파키아오가 우세를 보였다는 평가가 많다. / 라스베이거스 AP뉴시스</em></span><br><br># 그렇지 않아도 만화 같은 인생인데, 이제는 신화에 도전하는 느낌이 듭니다. 요약하자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가 쇼타임이 아닌 진짜 승부에 나서 세계 정상급 기량을 펼친다’는 게 현실화된 겁니다. 복싱은 물론이고, 야구 골프 농구 등 그 어떤 종목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죠.<br><br>지난 7월 20일(한국시간) 유일무이한 8체급 석권에 빛나는 복싱 레전드 매니 파키아오(46 필리핀)가 WBC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자신보다 16살이나 어리고, 체격조건이 좋은 챔피언 마리오 바리오스(30 미국)를 상대로 뛰어난 경기력을 보이며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아쉽게 타이틀 획득에는 실패해 프로복싱 최고령 세계챔피언 역대 2위(1위는 헤비급의 버나드 홉킨스, 49세) 및 자신의 웰터급 최고령 세계챔피언(40세) 경신에는 실패했지만, 복싱은 물론 스포츠계 전체에 울림이 큰 메시지를 던졌습니다.<br><br># 먼저 경기를 보면 오심논란이 일 정도로 파키아오가 잘했습니다. 판정은 3명의 부심 중 한 명이 115-113으로 바리오스의 우세, 나머지 2명은 113-113으로 무승부로 나왔죠(Majority draw 다수 판정 무승부). 하지만 영국 ‘가디언’ 지는 115-113으로, 미국의 격투기전문 미디어 ‘언크라운디드’의 라이브 채점은 116-113으로 파키아오가 이겼다는 평을 내놨습니다.<br><br>심지어 ‘야후스포츠’는 ‘파키아오가 역사적인 승리를 도둑맞았다’는 타이틀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전현직 세계챔피언들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엉뚱한 판정을 비판했습니다. 전 라이트급 세계챔피언 조지 캄보소스(호주)는 "파키아오가 이겼다고 생각한다. 파키아오 같은 선수는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치켜세웠고, 3체급을 석권한 무패의 라이트급 현 세계챔피언 샤커 스티븐슨(미국)은 "판정이 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당사자인 파키아오도 경기 후 "내가 이겼다고 생각했다"고 자신있게 말했습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29/2025/07/23/20253944175318526110_20250723000155646.jpg" alt="" /><em class="img_desc">이미 12번이나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한 바 있는 46세의 파키아오(오른쪽)가 30세 전성기의 챔피언 바리오스의 안면에 펀치를 날리고 있다. / 라스베이거스 AP뉴시스</em></span><br><br># 이번 대결을 앞두고 거의 모든 스포츠베팅은 바리오스의 일방적인 우세를 점쳤습니다. 파키아오가 지난 2021년 8월 우가스에게 만장일치 판정패로 링을 떠난 후 무려 4년이 흘렀고, 상대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챔피언이기 때문입니다. 신장(166cm/180cm)과 리치(170cm/183cm) 등 신체조건도 절대 열세였습니다.<br><br>아예 전 세계챔피언의 자격으로 WBC가 복귀를 선언한 46세의 파키아오에게 세계랭킹 5위를 부여한 것에 대한 비난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파키아오는 오히려 2021년보다 더 좋은 몸상태로 링에 올랐고,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펀치력과 연타능력, 그리고 노련미가 더해진 풋워크와 경기운영을 선보였습니다.<br><br>놀라운 점은 파키아오가 지난 5월 필리핀 상원선거에 출마(낙선)하느라 고작 2개월만 훈련하고 링에 올랐다는 사실입니다. 파키아오는 경기 후 "(경기를 앞두고)보통 4개월은 훈련한다. 못해도 3개월 반은 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두 달에 그쳤다. 제대로 훈련하면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29/2025/07/23/20251402175318526120_20250723000156031.jpg" alt="" /><em class="img_desc">지난 5월 상원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파퀴아오는 두 말이 필요없는 필리핀의 국민영웅이다. 왼쪽 사진은 파키아오 복귀전을 실은 21일자 필리핀 신문 '마닐라 타임즈'의 1면. 오른쪽 사진은 지난 20일(현지 시간) 필리핀 만달루용에서 권투 팬들이 파키아오-바리오스 전을 관람하는 모습. / 만달루용 AP뉴시스</em></span><br><br># 당연하게도 파키아오는 당분간 현역복서로 활동할 계획입니다. 특히 올해 안에 복귀 2차전을 치르고 싶어합니다. 이에 그의 다음 상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바리오스와의 리턴매치는 물론, ‘탱크’ 저본타 데이비스(28 미국 WBA 라이트급 챔피언), ‘광대왕자’ 롤란도 로메로(29 미국)와의 격돌도 점쳐지고 있습니다.<br><br>특히 2015년 ‘1초당 1억원’의 세기의 대결을 펼쳤던 플로이드 메이웨더(47 미국)와의 재대결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파키아오의 매니저 숀 기본스는 "매니(파키아오)는 더 큰(강한) 상대와 싸울 자격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파키아오는 이번 복귀전에서 대전료 50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2015년 세기의 대결 때는 파키아오가 1000억원, 메이웨더가 2000억원을 각각 챙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당시 메이웨더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br><br># 파키아오의 복귀는 사실 예정된 것이었습니다. 2022년 필리핀 대통령선거에서 3위(득표율 6/81%)에 그친 후 꾸준히 링복귀를 추진해왔습니다. 2023년에는 파리 올림픽 출전을 노렸지만 IOC가 복싱의 경우 나이제한을 40세로 규정한 까닭에 불발된 바 있습니다. 이어 지난 5월 상원의원 선거에서 낙선하자마자 바로 링으로 돌아온 것입니다.<br><br>당분간은 정치활동도 없는 까닭에 그가 복싱에 집중하면 앞으로 어떤 기념비적인 성적을 낼지 관심이 커집니다. 참고로 외신에서는 파키아오를 유일무이한 '4 디케이드(four decade)‘ 현역선수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그리고 지금의 2020년대까지 선수생활을 한다는 것이죠.<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29/2025/07/23/2025146175318526130_20250723000156493.jpg" alt="" /><em class="img_desc">미국의 소셜미디어 레딧에 올라온 '4 디케이드(decades) 파키아오'의 이미지. 이른 나이인 16살에 프로에 데뷔해 46살까지 현역생활을 하니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 레딧 캡처</em></span><br><br># 파키아오로 인해 세계 프로복싱에는 ’세월 역주행‘ 바람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메이웨더는 물론이고, 전 헤비급 통합챔피언 블라디미르 클리츠코(49 러시아)의 복귀도 보도되고 있습니다. 클리츠코는 조지 포먼의 역대 헤비급 최고령 챔피언 기록(45세)을 깬다는 것입니다.<br><br>파키아오가 복귀하던 날 영국에서 헤비급 4대기구 통합챔피언이 된 올렉산드르 우식(38)은 링 소감에서 "38세는 아주 젊은 나이"라고 포효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최대 프로복싱단체인 KBM을 이끌고 있는 황현철 대표는 "사실 복서의 고령화는 200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가속돼왔다. KBM은 2019년 선수등록 나이상한선을 만 42세에서 50세로 확대했다. 파키아오로 인해 엘리트는 물론 생활체육에서도 복서의 고령화는 더욱 심화될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29/2025/07/23/2025819175318526140_20250723000156813.jpg" alt="" /><em class="img_desc">미국의 '폭스스포츠'가 이번 세계타이틀매치 전 파키아오의 훈련캠프를 취재해 내보낸 기사. 기사 내용 중 파키아오가 젊었을 때와 같은 하루 36라운드의 강훈련을 소화해내고 있다고 보도됐다. / 폭스스포츠 홈페이지 캡처</em></span><br><br># 인류의 평균수명은 계속 늘고 있죠. 국가별로 봐도 미국처럼 인구의 외부유입이 많은 나라를 제외하면 어느 정도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들은 고령사회로 접어들게 됩니다. 한국도 2024년 12월 24일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br><br>당연히 스포츠에도 영향이 있습니다. 체육대학에 ‘노인체육학과’가 생긴 지 이미 오래이고, 파크골프, 라지볼 같은 시니어스포츠도 인기입니다. 심지어 육상이나 수영 등 기록종목은 물론, 탁구 배드민턴 등 인기생활체육종목의 경우 마스터스 대회에서 70대부, 80대부, 90대부 등 나이별 경쟁이 펼쳐집니다.<br><br>파키아오는 늙어가는 인류에게 ‘나이를 두려워하지 말아라. 하면 된다’는 메시지를 온 몸으로 전한 것입니다. 실제로 그는 이번 경기를 준비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젊었을 때와 같은 강도로 훈련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같은 경기력이 나온다. 내가 이렇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br><br>몸으로 하는 격투기 최상급 레벨이 이럴 정도면 우리네 일상에서 외국어학습이나, 각종 취미생활은 더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파키아오가 우리에게 ‘나이 파괴’를 권하고 있습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29/2025/07/23/20251899175318526150_20250723000156946.jpg" alt="" /></span><br><br><b>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b><br>▶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br>▶이메일: jebo@tf.co.kr<br>▶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br><br> 관련자료 이전 [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신진서의 착각 07-23 다음 강원FC, 전북 원정서 ‘파이널A’ 불씨 살린다 07-23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