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총이 없어 안전한 나라"…'트리거'가 전할 메시지 [종합]

작성일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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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기 청정국'인 대한민국에 총이 택배로 배달된다면? '트리거'의 시작이 된 발칙한 상상이다.
 '트리거'가 총기 발사 사건으로 흉흉한 분위기 속에 총기의 위험을 전한다.
 권오승 감독은 22일 서울 마포구 한 호텔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트리거' 제작발표회에서 "답답한 현실을 살다 보면 누구나 '총 한 자루가 있으면 어떨까' 이런 상상을 하지 않나"라며 "그런 생각을 갖고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남길도 "'발칙한 상상이 현실이 된다면'이란 기획에 끌렸다"고 출연 배경에 설정을 전했다.
 '트리거'는 총기 청정국 대한민국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불법 총기가 배달되고 총기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가운데 각자의 이유로 총을 든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총기 재난 액션 스릴러 드라마다. 연출과 각본 집필은 '미드나이트', '36.5도' 등을 연출한 권오승 감독이 맡았다.
 김남길은 정의를 지키기 위해 다시 총을 든 경찰 이도 역을 맡았다. 이도는 파출소 순경으로 피해자와 약자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아는 '강강약약' 정의로운 경찰이다. 과거 상급 위험 분쟁 지역에서 복무한 저격수였던 그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수십 개의 총알이 발견되고, 끔찍한 총기 사건이 이어지자 이도는 고뇌 끝에 다시 총을 들게 된다.
 김영광이 캐스팅된 문백은 미스터리한 조력자다. 택배로 총을 받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총알과 주소록만 전달받았던 그는 주소록에 적힌 주소를 찾아왔다가 경찰 이도와 마주쳤고, 그의 조력자가 된다. 얼마 전까지 군수업체에 재직한 이력이 있으며, 뛰어난 기억력을 바탕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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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훈이 연기하는 구정만은 조직 보스의 뒤에서 뒷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해결사다. 일의 대가로 사업장을 받아 동생들과 함께 사람답게 살고 싶었으나, 보스의 배신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러던 중 불법 총기를 찾아낸 구정만은 이를 기회 삼아 앞날을 도모한다.
 길해연은 오경숙 역으로 열연한다. 오경숙은 억울하게 아들을 잃은 엄마로, 아무도 아들의 죽음에 귀 기울이지도, 사과하지 않는 상황에서 진실 규명을 위해 매일 1인 시위를 나가는 인물이다.
 권오승 감독은 "갈등과 대립이 심해지는 한국 사회에서 누군가 악의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총을 무료로 나눠준다면 한국 사회는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해졌다"며 "이후 작품을 함께 한 많은 이들의 의견과 고민이 더해져 '트리거'의 스토리가 완성됐다"고 고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트리거'는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사제 총기 사고로 더욱 주목받았다. 지난 22일 진행하기로 했던 팬 이벤트 생중계도 진행하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아들을 총기로 살해한 사건 여파를 고려한 결정으로 분석됐다.
 권 감독은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며 "유감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트리거'의 연결성은 다른 문제 같다"며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총에 잡게 된 사연이나 이런 부분이 다른 접근과 다른 방식으로 결과가 나온다. 가슴 아픈 사건과 이 작품은 구분은 명확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는 우리 사회 뜨거운 분위기를 누군가가 이용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건데, '트리거'가 하고 싶은 얘기는 결국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라는 거다"며 "절대 그런 선택을 하면 안 된다는 방향으로 봐주시길 바란다. 결론은 우리나라가 안전한 건 총기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리거'에서 보여질 액션 역시 이전의 총기 액션들과 다를 것이라는 자신도 드러냈다.
 권오승 감독은 "'트리거'는 총이 싸움의 도구가 아닌 누구의 손에 있냐에 따라 다른 액션이 나온다"며 "군대를 다녀온 사람, 게임에서만 총을 다뤄본 학생 누구냐에 따라 자연스럽게 다른 모습이 그려진다"고 차별점을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트리거'는 총을 소재로 하지만 결국 사람 얘기"라며 "이도는 무게감도 있고, 진정성 있는 태도, 설득력이 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이 김남길 배우와 싱크로율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김남길 배우의 눈을 보면 빨려 들어가더라"며 "그 눈이 진정성을 전달할 거 같았다"고 덧붙였다.
 또 김영광과 박훈, 길해연에 대해서도 배우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며 "잘 소화해주실 거 같았다"고 전했다.
 김남길도 이전까지 많은 액션을 해왔지만 "액션을 위한 액션이 아닌,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며 "이도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드는 게 맞는 것인가를 항상 고민해왔던 인물이었고, 총이 아닌 방법으로 사람을 구하는 방법을 실천해왔었다. 총에 대한 액션이 단순히 누군가를 해하고, 해치우고 하는 게 아닌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게 된 거 같다"고 소개했다.
 또 호흡을 맞춘 김영광에 대해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고, 촬영하면서 티키타카를 맞춰준다"고 했고, 김영광도 "저 역시 형이 잘 맞춰줘서 편하게 했다"고 전해 극에서 그려질 두 사람의 관계성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냈다.
 박훈은 "많이 맞고, 많이 당하는 액션을 했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우리나라 남자들은 대부분 '군필'이라 총을 잘 다루는데, 이게 캐릭터적으로 잘 다루는 게 맞는지 고민이 됐다"며 "외국인 시청자도 봐서 그런 지점을 협의해서 만들어갔다"고 전했다.
 한편 '트리거'는 오는 25일 공개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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