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역사' 극장 사라진 자리, 지붕 없는 허술한 공연장뿐 작성일 07-21 8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원주 아카데미극장 철거는 문화민주주의의 붕괴... 시민들의 연대 이어져야</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ZU3El6kPFr"> <p contents-hash="f039f0420f39b11b4eebe147802cea9a5a24b47b5d66e2d13a0ef3f0f50529ae" dmcf-pid="5u0DSPEQFw" dmcf-ptype="general">[신동화 기자]</p> <p contents-hash="a0c228618844b0e794d811212de8a21639b79567c04cc0ec9a8ec2f882f4c12b" dmcf-pid="17pwvQDxFD" dmcf-ptype="general">문화는 우리가 어떤 사회에 살고 싶은지, 어떤 삶을 꿈꾸는지에 대한 집단적 상상력이다. 문화의 가치는 바로 거기에 있다. 그러므로 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으며, 시민의 목소리와 시간이 축적되어야 비로소 그 진가를 드러낸다.</p> <p contents-hash="f9b756159ef0e365d82bfcf158b3f85e8d5fdf76630457814f72bc6642ae9351" dmcf-pid="tzUrTxwMUE" dmcf-ptype="general">그 상상력이 무참히 짓밟힌 현장이 있다. 바로 원주 아카데미극장의 일이다. 1963년 문을 연 원주 아카데미극장은 60년의 세월 동안 시민과 함께한 문화의 공간이었다. 원주의 근대 건축 양식을 보여주는 흔치 않은 건축물이자, 한국 근대 극장 건축의 미학이 고스란히 담긴 문화자산이었다. 극장 내부는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어 있었고, 영화관과 살림집이 붙어 있는 독특한 구조 또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유산이었다. 영사기와 필름, 각종 부품들도 잘 보존되어 박물관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p> <p contents-hash="d3d340bed021bb884da8efe603b5ac6d72ec6683baea94bc10dc336f83449bac" dmcf-pid="FqumyMrR0k" dmcf-ptype="general">그 가치를 알아본 시민들은 7년간 보존 운동을 이어갔고, 마침내 2022년, 원주시의 극장 매입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이후 극장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유휴공간 재생활성화 사업에 선정되며 지역문화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준비를 했다. 그러나 2023년 새로 취임한 원강수 시장은 '경제적 효율성이 없는 낡은 건물'이라며 극장 보존을 반대했고, 이미 확보한 국·도비 39억 원을 반납했다.</p> <p contents-hash="310b72d969a7ce0ada6d49f1064596f2ececda1123ccf576c4d789ebc3840d84" dmcf-pid="3B7sWRme7c" dmcf-ptype="general">극장 보존을 원하던 시민들은 원주시 조례에 따른 '시정정책토론'을 요청하며 대화와 토론을 통해 극장 보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했으나, 원주시는 이를 거부하며 '주차난 해소를 위해 극장을 허물어 주차장을 만들고, 야외공연장 조성해 지역 문화를 발전시키겠다'는 황당한 이유로 결국 극장을 무너뜨렸다. 아카데미극장의 철거는 단순한 건물의 철거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시민의 문화권을 빼앗는 행위였고, 문화정책의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폭력적 권력 남용이었다.</p> <div contents-hash="3be54c8fe480e6bd040b6e8dd0007be51db9ae69688926a093b398cb3c9c4e4e" dmcf-pid="0bzOYesd3A" dmcf-ptype="general"> <strong>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를 떠올리다</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93506076e9223207ee5557fe852eb816a1dd1e83cc806cb7797eff6d5aad449d" dmcf-pid="pKqIGdOJzj"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1/ohmynews/20250721134502003xxpz.jpg" data-org-width="697" dmcf-mid="HYIQoFP3Us"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1/ohmynews/20250721134502003xxpz.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7월 14일 '아카데미의 친구들'이 옛 극장터에서 검찰 구형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td> </tr> <tr> <td align="left">ⓒ 아카데미의 친구들 제공</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de0f829b553465a4c9293d13c7d110aaafb2a705c43bb97252d72e9bafbc3486" dmcf-pid="UhOPLt6FzN" dmcf-ptype="general"> 원주에서의 일은 마치 2016년 박근혜 정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를 떠오르게 했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문화예술인을 향한 정치적 낙인과 규정은 반복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시민과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적법한 절차와 거버넌스를 통해 오랜 시간 협력하며 세운 문화정책이, 제왕적 지자체장의 일방적이고 정치적인 판단으로 한순간에 허망하게 무너진 것이다. 이후 원주시는 극장 보존에 동참했던 시민과 문화예술인 24명을 '업무방해'와 '건조물 침입' 혐의 고발했다. </div> <p contents-hash="7f2c1cb65eb2a894f245772bc3b8f125cb0408194e32201db6b70331545c497f" dmcf-pid="ulIQoFP3pa" dmcf-ptype="general">지난 7월 14일 진행된 결심에서 시민 24인에게 내려진 구형은 최소 벌금 수백만원부터 최대 징역 2년으로, 징역형 총 5년 10개월, 벌금형 총 4500만 원이라는 가혹한 형량이었다. 단지 문화 공간을 지키려 했을 뿐인 이들은 권력의 탄압 대상이 되었다. 법정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당시 극장 철거 관련 행정 담당자가 시민들의 엄벌을 요구한 장면은 지역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기 충분했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이 충돌하고 합의를 찾는 과정이다.</p> <p contents-hash="c2473f923225072eb55e433b5f37e2860b12b113c7c9cb6e47dd8e86e37d011e" dmcf-pid="7SCxg3Q0zg" dmcf-ptype="general">그러나 원주시는 시민의 목소리를 범죄화하며, 시민 참여와 대화의 문을 닫았다. 대화와 협치를 이뤄야 할 지자체장이 권력의 폭력을 행사하며 시민을 짓밟으며 지역 민주주의는 더 깊은 균열 속으로 빠졌다. 결국 사라진 것은 단순한 건물 하나가 아니라, 도시의 기억과 시민의 권리였다.</p> <p contents-hash="acc3178a25929b0ffb0c92c1b372faa3d0b2ec978831444bad84f033a6d03ba7" dmcf-pid="zvhMa0xp7o" dmcf-ptype="general">원강수 시장이 내걸었던 '주차난 해소와 야외공연장을 통한 문화 확산'은 과연 유효한 약속이었을까? 원주는 고질적인 대중교통 부족과 문화여가시설의 결핍이라는 오래된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행정은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명분 아래 대중교통의 혁신 대신 녹지를 밀어 주차장을 만들고, 오래된 극장을 무너뜨린 자리에 바로 5분 거리에도 있는 흔하디 흔한 야외공연장을 조성했다. 과연 그가 주장했던 '경제 활성화'와 '지역문화 발전'이 60년 된 극장을 무너뜨리고 세운 야외공연장을 통해 회복될 수 있을까?</p> <p contents-hash="4a4701794d09cefeca3a13e11f3c7e59e4fe9b804e02e3af44bf17240c591522" dmcf-pid="qTlRNpMUUL" dmcf-ptype="general">아카데미극장이 사라진 자리에 들어선 야외공연장은 고정된 천장이 아닌 임시 천막을 치거나 걷는 구조라 비나 눈이 오면 사용할 수 없는 허술한 공간이다. 시설도, 기능도 초라했다. 극장이 무너진 뒤 2년이 지나 다시 찾은 터에는 시민들의 문화적 열망이 짓밟힌 채, 허무와 상실의 풍경만 남았다. 그 초라한 공연장은 공동체 기억을 파괴한 상징으로 서 있을 뿐이다. 원주 아카데미극장 철거는 한 공간의 상실을 넘어, 지역사회의 문화민주주의가 붕괴하는 사건이었다.</p> <p contents-hash="83c6aefdd62a173ef99526d2d686bac109d1d2cdafb706eb78de8d7a6be5d0b4" dmcf-pid="BySejURupn" dmcf-ptype="general">시민의 목소리가 권력에 의해 억압당하고, 문화권이 침탈당하는 현실은 우리 모두에게 큰 경고를 던진다. 시민 참여가 배제된 정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문화 정책과 도시발전은 행정의 일방적인 결정으로는 이룰 수 없다. 문화민주주의는 시민이 주체가 되어 문화적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며,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시민의 의견에 진정성 있게 귀 기울이고, 협력해야 한다. 문화 공간은 공동체의 정체성과 기억을 품는 그릇이다. 그 그릇이 깨지면, 그 안에 담긴 이야기도 함께 사라진다. 원주 시민이 겪은 상실감과 허탈함 역시 바로 그 점에서 비롯된다.</p> <p contents-hash="cf5f3326f6c008f5ecdce7a67a3c9290e9924c4343b56ca65a6071cc1e8134a9" dmcf-pid="bWvdAue7ui" dmcf-ptype="general">그러나 절망 속에서도 희망은 살아 있다. 문화는 인간의 삶 깊숙이 뿌리내린 본질이기에, 회복과 재생의 힘 또한 우리의 몫이다. 다행히 시민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문화예술 활동가와 시민들은 새로운 방식의 연대와 소통을 모색하며, 도시 곳곳에 살아 숨 쉬는 문화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과거를 지키려는 시도를 넘어, 미래를 위한 도전으로 향하고 있다.</p> <div contents-hash="3c1bd81bb14370a7e6547f41ce631c15d6d02185fd8aa2c1405a2811b08a8e06" dmcf-pid="KYTJc7dz3J" dmcf-ptype="general"> <strong>더 건강한 공동체로 나아가길 바라며</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e4128f021249ecddf4238dbcf8b6a1ba079d59b4dcb81e684eee3d59ad3bd9fe" dmcf-pid="9GyikzJq0d"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1/ohmynews/20250721134503378lzhk.jpg" data-org-width="693" dmcf-mid="XbxZ7EXDz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1/ohmynews/20250721134503378lzhk.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원주아카데미 극장 철거 현장. </td> </tr> <tr> <td align="left">ⓒ 아카데미의 친구들 제공</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9554ee88e779c5854e7a042df3c65a1a9801b14e45fa77f8182d49c51466bf41" dmcf-pid="2tZNs2aVue" dmcf-ptype="general"> 지자체장에 따라 급변하는 지역 정책의 문제는 강원도 원주 만의 일이 아니다. 지역 소멸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지금, 지역 정책은 투명성과 시민 참여를 원칙으로 더욱 공고해야 한다. 특히 문화정책은 지역의 다양성과 특수성을 존중하고, 이미 형성된 지역문화를 토대로 세밀하게 설계해 모든 시민이 문화적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민주적 의사결정의 구조를 갖춰야 한다. 행정의 일방적 지시가 아니라, 아래로부터 생동하며 자생하는 문화를 발굴하고 협력해야 지속 가능한 도시의 미래를 꿈꿀 수 있다. </div> <p contents-hash="935be9c26040d4b6d71db1caf2aa8ca508371da9e7595415677bdd26a72e1be2" dmcf-pid="VF5jOVNf3R" dmcf-ptype="general">원주 아카데미극장 철거는 우리에게 문화와 민주주의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이 상처를 깊이 기억하고 성찰할 때, 우리는 더 건강한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다. 권력에 대한 감시와 시민 참여의 확장은 결국 더 나은 도시를 만들고,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문화민주주의는 한 번의 승리나 정책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p> <p contents-hash="5e0863ceceaa1b60e8619a2b7941939da8ede4ce928249db8e8e5f3c0ff2d034" dmcf-pid="f31AIfj4zM" dmcf-ptype="general">그것은 끊임없는 대화와 협력, 그리고 존중을 통해 쌓아가는 과정이다. 원주 시민과 행정, 문화예술인 모두가 함께 손을 맞잡고,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도시의 기억과 정체성을 지키려 했던 아카데미극장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민들의 열망과 투쟁은 새로운 문화의 씨앗이 되어 언젠가 다시 꽃피울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는 상처를 기억하고 이곳에 남아, 지역의 문화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일에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문화민주주의는 멈추지 않는 시민의 연대로 완성된다. 당신도 그 자리에 함께 서주길 바란다.</p> <p contents-hash="c417856a8e1d3b1876f6c81aaa06375b4731676329d7a622b193c135cca2d13f" dmcf-pid="40tcC4A8px"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글쓴이는 '아카데미의 친구들' 활동가입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몬스타엑스, 잘 자란 ‘10살’…몬베베 함께 찢은 KSPO돔 [IS리뷰] 07-21 다음 소유, “씨스타 해체하면 은퇴한다고…올해는 보라만 만났다” 솔직 고백 07-2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