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간다'고 다 손흥민 되는 거 아닙니다 작성일 07-20 10 목록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5/07/20/0000051221_001_20250720040009903.gif" alt="" /><em class="img_desc">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멤버 중 대표적인 유럽파 선수인 이재성(마인츠·오른쪽)과 손흥민(토트넘)이 지난 6월 8일 경기 파주시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em></span></div><br><br>한국 유망주의 유럽 진출이 흔해졌다. 최근 2년 동안 김지수(20·브렌트퍼드), 이한범(23·미트윌란), 배준호(21·스토크시티), 양현준(23·셀틱), 이영준(22·그라스호퍼클럽 취리히), 양민혁(19·토트넘 홋스퍼) 등이 유럽에 진출했다. 7월엔 정성빈(18·리퍼링), 윤도영(18·엑셀시오르 로테르담)이 유럽 도전을 시작했다.<br><br>한국엔 유럽으로 일찍 나가 성공한 사례가 있다. 손흥민(33·토트넘)이 대표적이다. 손흥민은 중학교 시절까지 축구인 아버지인 손웅정씨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했다. 손흥민은 중학교 졸업 후 FC 서울 유소년 팀(현 오산고등학교)이었던 동북고등학교에 잠시(약 3개월) 몸담은 뒤 함부르크 SV(독일) 유소년 팀으로 향했다. 손흥민은 함부르크에서 프로에 데뷔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br><br>K리그에서 일찌감치 기량을 증명한 뒤 유럽으로 나가 성공한 사례도 있다. 2000년대 후반 혜성처럼 등장해 축구계 이목을 사로잡았던 이청용(37·울산 HD), 기성용(36·포항 스틸러스)이다. 이들은 10대 시절 K리그1에서 정상급 선수로 인정받은 뒤 국가대표팀에 데뷔했다. <br><br>현 대표팀엔 유럽 리거가 10명이 넘는다. 손흥민,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 이재성(32·FSV 마인츠 05), 황희찬(29·울버햄프턴 원더러스), 황인범(28·페예노르트),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설영우(26·FK 츠르베나 즈베즈다) 등 대표팀 핵심 모두 유럽 리거다. 유럽 진출을 고민 중인 K리그1 정상급 선수 A는 "대표팀에서 자리 잡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며 "대표팀 주축으로 자리 잡으려면 유럽에서 뛰고 있어야 한다는 게 선수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라고 전했다.<br><br><strong>실패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strong><br><br>지금까진 성공한 선수의 사례만 짚었다. 지금부턴 현실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과 계약을 맺은 한국인 선수는 총 19명이다. 이 가운데 EPL에서 1경기라도 뛴 선수는 15명이다. EPL에서 뛴 한국인 가운데 3시즌 이상 리그 20경기 이상씩 뛰었던 선수는 박지성(은퇴), 기성용, 손흥민, 황희찬 4명뿐이다. 이영표(은퇴), 이청용 등은 한 시즌 리그 20경기 이상을 뛴 게 총 3시즌이 안 된다. 그만큼 EPL은 상상 이상으로 치열한 곳이다.<br><br>유럽 빅리그 중 한국인이 가장 많았던 독일 분데스리가는 어떨까. 차범근(은퇴)을 시작으로 분데스리가에서 뛴 한국인은 22명이다. 이 중 단일 시즌 리그 20경기 이상 뛴 게 3시즌 이상인 선수는 차범근, 차두리(은퇴), 손흥민, 구자철(은퇴), 정우영(25·우니온 베를린), 이재성뿐이다. 여기에 분데스리가 3년 차 시즌을 앞둔 김민재까지 포함하면 7명이다. 유럽 중·소 리그에서 빅리그로 향하는 건 쉬운 일일까. 네덜란드 에레디비시에서 뛰었던 한국인은 허정무(은퇴)를 시작으로 페예노르트에서 활약 중인 황인범까지 9명이다. 에레디비시에서 빅리그로 향해 자리 잡은 이는 박지성, 이영표뿐이다. 최근엔 벨기에, 세르비아 등으로 향하는 선수가 늘었다. 벨기에에서 기량을 갈고닦아 빅리그를 경험했던 이는 설기현(은퇴) 1명이다. 세르비아나 덴마크 등에서 뛰다가 유럽 빅리그에 안착한 사례는 아직 없다.<br><br><strong>'나도 손흥민이 될 것'이란 위험한 착각</strong><br><br>10대 중·후반~20대 초반의 많은 선수가 유럽 진출을 꿈꾼다. 유럽 도전은 국가대표팀 발탁과 마찬가지로 모든 선수의 꿈인 시대다. 선수의 꿈과 도전은 존중받아야 한다. 유럽으로 나가는 게 쉬워졌다고 한들 모든 선수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유럽 진출을 고민 중인 K리거 B는 "기회가 다음에도 온다는 보장이 없다"며 "단 한 번일 수 있는 기회를 반드시 잡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가 많다. 대표팀 선배들이나 유럽에 나가 있는 후배들에게 이것저것 많은 걸 물어본다. 많은 선수가 유럽으로 나갈 기회가 왔을 때 확실하게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br><br>철저한 준비 후 유럽으로 나가는 건 아주 좋은 일이다. 준비 후에 나간다면 성공 확률은 높이고 실패 위험은 최소화할 수 있다. 최근엔 20대 초에 군 복무를 마치는 선수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에서의 프로 생활과 군 복무 경험은 유럽 도전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물론 제아무리 철저히 준비한다고 해도 세계 최고 선수가 즐비한 유럽에서 '외국인 선수 신분'인 한국인 선수가 성공할 확률이 100%일 순 없다.<br><br>그래서 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손흥민이나 이청용, 기성용과 같은 사례는 아주 드물다. 가장 큰 문제는 어린 선수들의 시선과 주변인들이다. 유럽으로 향하는 선수들의 눈에 실패 사례는 들어오지 않는다. '손흥민만' 보인다. 그들에겐 '유럽으로 나가면 손흥민처럼 성공할 것'이란 확신이 있다. '유럽 중·소 리그로 향해 단계를 거친다면, 박지성처럼 빅클럽으로 향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도 있다.<br><br>여기에 주변 어른들의 객관적이지 못한 바람이 더해진다. '일단 유럽으로 가면 너도 손흥민이 될 것'이란 지극히 주관적인 바람을 객관적 사실인 것처럼 전달하는 거다. 어린 선수일수록 객관적인 판단이 어렵다.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나이인 까닭이다. 더군다나 한국 학생선수는 축구만 바라보며 성장한다. 어릴 때부터 주변 사람 역시 축구계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br><br>학생선수 자녀를 둔 학부모를 만나면, 대단히 불쾌한 감정을 느낄 때가 많다. 대다수의 부모가 '내 자식은 제2의 손흥민'이라고 착각한다. 내 자식은 손흥민의 후계자가 될 엄청난 재능이라고 확신해서인지 다른 집 자식에겐 기본적인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 걸 심심찮게 접한다. 그들에겐 내 자식만이 세상의 중심이다. 몇몇 에이전트는 자기 회사 소속 선수의 유럽 진출을 통해 부와 명예를 축적한다. 유럽으로 보낸 선수의 예는 다른 선수와의 계약에 아주 유리하게 작용한다. 그런데 자기 선수가 유럽에서 실패한다면, 에이전트의 태도는 이전과 같을까. 대부분은 이렇다. 선수의 이른 유럽 진출은 에이전트의 공이지만, 유럽 적응 실패는 선수의 책임이다.<br><br>과거 특급 유망주로 떠오르며 일찌감치 유럽 무대로 나아갔던 한 선수는 이런 일화를 들려줬다. "연령별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유럽에 진출했다. 당시엔 내게 안 좋은 소리 하는 어른은 없었다.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네가 최고'라고 했다. 내가 너무 어렸다. 유럽에 나가자마자 현실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축구 변방에서 온 외국인 선수일 뿐이었다. 훈련장에서 실수라도 한번 하면 동료들이 비아냥거리는 게 느껴졌다. 다른 언어, 환경에 적응하는 건 생각 이상으로 어려웠다.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떨어졌다. 공이 오는 게 두려웠고, 점점 혼자가 됐다. 그때 내 곁에 있어 준 어른은 없었다. 내가 실패해서 그런지 유럽으로 나가는 어린 후배 중엔 내게 조언을 구하는 이가 없더라. 딱 하나 말하고 싶은 건 유럽은 진짜 만만하지 않다는 거다. 유럽엔 공 잘 차는 선수가 상상 이상으로 많다. 그 선수들에겐 '현지 적응'이란 큰 변수도 없다." 세상에 정답은 없다. 유럽으로 나가지 말라는 소리가 아니다. 부푼 꿈을 안고 유럽으로 나가고자 한다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준비해야 한다. 듣기 좋은 달콤한 소리엔 녹록하지 않은 현실이 담기지 않는다. <br><br> 관련자료 이전 채시라-알리, 이렇게 친했어?.. "알리야 너도 나처럼 핑크공주니?" 07-20 다음 지수, 인형 비주얼로 美 10만 관객 홀렸다 07-20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