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우주 수도' 키운 프랑스…기업·연구소·인재 몰렸다

작성일 07-16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파리와 툴루즈 잇는 ‘우주항공 네트워크’ 구축 아리안스페이스의 신형 발사체·우주 박물관 등 산업-역사-교육 삼박자 전략 우주항공 수도 키워 기업 몰리고, 인재 안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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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툴루즈(프랑스)=강민구 기자] 지난 7일(현지 시각), 프랑스 수도 파리 인근 레뮤르 지역에 위치한 아리안스페이스 발사체 조립동에서는 올해 안 발사를 목표로 한 아리안 6호의 1단 조립 작업이 한창이었다.
 아리안 로켓은 유럽의 우주 역량을 상징하는 존재다. 파리항공우주박물관이 전시 소개자료를 통해 “아리안 로켓으로 유럽은 우주 수송 분야에서 독립하게 됐다”고 강조할 정도다.
 아리안 로켓은 지난 45년간 총 353회 발사가 이뤄졌고, 발사 성공률은 95%에 달한다. 그 중 아리안 6호는 시리즈 중 가장 최신형 모델로, 스페이스X의 팰컨9이 장악한 발사체 시장에서 유럽의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프랑스·EU의 강한 의지와 전략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항공우주 강국 프랑스는 파리와 함께 툴루즈를 핵심 거점으로 삼아 우주산업을 키워가고 있다. 파리는 행정·정책 중심, 툴루즈는 기술·산업 중심으로 역할을 분담해 시너지를 내고 있으며, 국제 협력을 적극 활용해 차세대 우주시대를 준비 중이다.
 특히 지방인 툴루즈를 항공우주산업 도시로 특화 육성했다는 점에서 최근 우주항공청을 출범시키며 경남 사천에 둥지를 마련한 한국이 배울 만한 모델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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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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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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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업계 관행 개선하고, 역사도 보존
 
 아리안스페이스에 따르면 아리안 5호는 조립 과정에서 발사체를 수직으로 세운뒤 작업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 문제가 발생했다. 아리안 6호는 수평 상태로 모든 조립을 진행하기 때문에 공정을 효율화했다. 아리안스페이스 관계자는 “생산 명령을 내리는 어시스턴트 프로그램을 일부 공정에 적용했다”며 “단 조립 하단부에는 로봇이배치돼 이동을 돕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전통적인 항공우주 강국인 만큼 발사체를 비롯해 역사적인 사료들도 잘 보존하고 있었다. 국제 협력으로 성과물도 전시한다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파리우주항공박물관에는 열기구부터 초기 항공기부터 콩코드 여객기까지 항공기 역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우주 전시관에는 아리안 로켓1호와 5호도 전시돼 있었다
 
 툴루즈 우주박물관은 미항공우주국(NASA)의 자문을 바탕으로 만든 아르테미스 전시관을 조성했다. 달착륙 시뮬레이터는 마치 실제 발사체 조종대에 선 느낌을 준다. 카운트다운 이후 발사체 발사를 통한 진동과 압력부터 착륙까지의 과정을 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박물관 외부에는 러시아(구소련)의 우주정거장인 미르 모형이 전시돼 우주인들이 활동했던 내부 공간들도 확인할 수 있다.
 
 툴루즈 우주박물관 관계자는 “미국, 러시아 등과 협력해 전시물을 배치했다”며 “중요한 부분은 사용자에 눈높이에 맞춰 전시물을 개선했다기 보다 실제 과학적인 부분을 느끼도록 프로그램을 현실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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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파리우주항공박물관 내부.(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6/Edaily/20250716165211469medb.jpg" data-org-width="670" dmcf-mid="8VdtXWbYD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6/Edaily/20250716165211469medb.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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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우주항공박물관 내부.(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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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항공 수도에 최고 인재와 산업 유치
 
 프랑스는 국가 차원의 전략적 선택으로 지방 도시를 항공우주 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한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툴루즈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에서 항공우주 분야의 핵심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1960년대 프랑스 정부가 추진한 지방분권 정책의 일환으로, 항공우주 인프라와 기능을 수도 파리에서 툴루즈로 분산한 결과다. 이 정책을 통해 툴루즈에는 에어버스 본사, 프랑스국립우주연구센터(CNES) 위성연구소 등 산학연이 집결했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이 크게 성장했다.
 
 장 클로드 다르들레 툴루즈 부시장 겸 툴루즈우주박물관장은 “당시 정부는 파리에 있던 엔지니어 1,000명을 툴루즈로 보내며 ‘1년만 지내보라,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돌아오게 해주겠다’고 설득했지만 결과적으로 대다수가 정착했다”며 “툴루즈는 인구 25만 명 규모에서 현재 50만 명을 넘는 도시로 성장했고, 파리로의 인재 유출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봉보다 안정적인 주거환경과 글로벌 기업이 제공하는 복리후생 조건이 인재 유치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매력은 한국 기업에도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21년 툴루즈에 유럽사무소를 설치하고, 유럽 내 전진기지로 활용 중이다. 박병욱 KAI 툴루즈사무소장은 “프랑스는 폐쇄적인 문화가 강하고 인적 네트워크가 업무의 9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연결이 중요하다”며 “신규 수주 확보와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를 현지 진출과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툴루즈 사례는 지방 도시에 특화된 고부가가치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국가경쟁력을 높이려는 한국 정책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KPF 디플로마 우주항공 과정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강민구 (scienc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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