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K-컬처의 ‘골든’ 시기를 증명하다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작성일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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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브이데일리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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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K팝을 소재로 만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일으킨 돌풍이 여전히 거세다. ‘케데헌’의 사운드트랙마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을 종횡무진 활약 중인데, 그중에서도 주인공인 걸그룹 헌트릭스(Huntrix)가 부르는 ‘Golden(골든)’은 무려 6위에 올랐다. 
 ‘핫100’의 톱10은 K팝 그룹 중에서도 방탄소년단(BTS)만이 진입한 영역이란 점을 고려하면, 다름 아닌 가상의 K팝 걸그룹이 이룩했다고 하기에 매우 놀라운 성적이다. 그만큼 해당 작품의 인기가 상당했다고 볼 수 있으며, 실제로 ‘케데헌’은 지난달 20일 공개 이후, 전 세계 93개국에서 상위 10위에 오르고 41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의 기염을 토했다.
 이 현상이 놀라울 수밖에 없는 건, 주인공인 걸그룹 헌트릭스를 이루는 캐릭터들인 루미와 미라, 조이의 설정 자체가 K팝 슈퍼스타인 동시에, 오랜 시간 전해 내려온 굿으로 악령을 물리치는 능력을 지닌 무당으로서의 히어로인 까닭이다. 게다가 적대적 존재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승사자의 모습을 취하고 있으며 이름도 ‘사자보이즈’다. 지극히 한국적인 설정인 것이다. 
 심지어 이들의 전령 역할을 하는 까치와 호랑이도 민화에서 가져온 형태를 띠며, 수저 밑에 휴지를 깔고 김밥과 라면 등을 먹고, 보양의 목적으로 설렁탕을 메뉴로 선택하며 목욕탕을 즐기는 모습 등 작품 곳곳에 K-컬처가 한가득 담겨 있다. 하지만 와중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한국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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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보이즈의 ‘사자’를 한국어 발음 그대로 사용하고 빌보드 메인 차트에 올랐다는 골든의 가사 몇몇 부분은 한국어다. 언어의 장벽이 있다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작품에 독자적인 언어를 실어낸 것이다. 이는 브로드웨이에 진출하여 토니상 6관왕이 된 한국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에서 주요 소품이 되는 화분을, 한국어 그대로 ‘화분’이라 쓴 경우와 일맥상통한다. 
 “어두워진/ 앞길 속에/ 영원히 깨질 수 없는/ 밝게 빛나는 우린“ 그리고 흥미롭게도 ‘케데헌’도 ‘어쩌면 해피엔딩’도 제대로 통했으며, 제대로 터졌다는 것. 한국의 문화에 매료된 이들이 1인치의 장벽마저 기꺼이 넘어오고 있으니, 봉준호 감독이 예전 오스카상을 수상하며 소감에 언급한 대로 1인치의 장벽은 이미 무너진 지 오래였나 보다.
 자국의 언어는 자국의 모든 것을 실어내는 매개체다. 그 나라의, 그 나라에 터전을 잡고 살아온 사람들의 역사와 문화, 정서, 세계관, 가치관 등이 겹겹이 쌓여 있는, 그리하여 모국어라 불린다. 즉, 언어까지 전파된다는 것은 그 나라 문화의 핵심이 전파된다는 거나 마찬가지, ‘케데헌’의 대대적인 흥행은 K-컬처가 한껏 물오른, 절정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고 하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etvidet@naver.com, 사진 =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SNS]
 골든 | 케데헌 | 케이팝데몬헌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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