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H리그, ‘불혹의 투혼!’ 정의경과 정수영 베테랑의 노련미로 코트를 지배하다 작성일 07-16 9 목록 격렬하고 빠른 스포츠의 대명사 핸드볼.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공수 전환은 엄청난 체력 소모를 요구하기에 흔히 ‘피지컬 스포츠’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60분 내내 몸싸움하고 뛰어다니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7개 포지션에서 각자의 장기를 살려 공격과 수비를 펼치는 핸드볼은 젊은 패기와 노련한 경험의 조화가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br><br>젊은 선수들의 빠른 움직임은 장점이지만, 때로는 조급함으로 이어져 실책이 많아지는 단점을 안고 있다. 또한, 빠른 공격만으로는 상대의 끈끈한 수비에 막혔을 때 돌파구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바로 이때, 베테랑 선수들의 노련함이 빛을 발한다. 오랜 시간 코트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들은 경기 조율은 물론, 답답한 흐름을 뚫어내며 승리를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해내기 때문이다.<br><br>지난 4월 막을 내린 2024-25 신한 SOL페이 핸드볼 H리그 남자부에서는 이러한 핸드볼의 묘미, 즉 베테랑 선수들의 빛나는 투혼이 그 어느 때보다 빛을 발했다. 은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들릴 법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단순히 경기의 막힌 흐름을 뚫어주는 ‘윤활유’ 역할을 넘어, 팀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리그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10/2025/07/16/0001079114_001_20250716145816811.jpg" alt="" /><em class="img_desc"> 사진 인천도시공사 이창우 골키퍼,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em></span>이번 시즌 H리그 남자부의 최고령 선수는 인천도시공사 이창우(1983년생) 골키퍼다. 리그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그는 이번 시즌 역대 최초 1,900세이브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세우며 노장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이번 시즌 146세이브와 1골, 8개의 도움을 기록한 이창우 골키퍼는 비록 지난 시즌보다 출전 시간이 다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35.61%의 방어율로 이 부문 3위에 오르며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과시했다.<br><br>필드 플레이어 중 최고령은 인천도시공사 윤시열(1984년생, 레프트백) 선수로, 그 역시 불혹(不惑)의 40세를 넘어섰다. 시즌 초반 강력한 공격으로 인천도시공사의 공격을 이끌었지만, 부상으로 인해 출전 시간이 줄면서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의 절반 수준인 42골을 기록했다. 그런데도 중거리에서 19골을 성공시킬 만큼 여전히 강력한 어깨를 자랑했다.<br><br>올해로 불혹이 된 1985년생 동갑내기 트리오인 두산 정의경(센터백), 인천도시공사 정수영(라이트백), 충남도청 김동명(피벗) 선수의 눈부신 활약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었다.<br><br>정의경 선수는 시즌을 앞두고 병마와 싸우며 체력이 많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 104골에 2골 뒤진 102골을 기록하며 득점 랭킹 6위를 차지, 팀의 10연패 달성을 진두지휘했다. 통합 우승 후 그는 공식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뛰었는데, 지금도 제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아직 저를 넘어서는 선수가 없다고 느껴 그만두기 힘들 것 같다”며 다음 시즌 출전을 강력히 시사했다. 정의경 선수는 통산 921골을 기록하며 이 부문 역대 2위를 달리고 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10/2025/07/16/0001079114_002_20250716145816858.jpg" alt="" /><em class="img_desc"> 사진 두산 정의경,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em></span>정수영 선수는 이번 시즌 남자부 역대 최초 1,000골 기록을 달성하며 총 1,036골로 이 부문 1위를 굳건히 지켰다. 또한 790개의 도움으로 역시 이 부문 1위를 지키며 4시즌 연속 도움 1위, 통산 8번째 도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시즌에 비해 35골, 52개의 도움이 감소했지만, 1,216분을 소화해 낼 정도로 여전히 인천도시공사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1,000골 기록을 앞두고 극심한 골 가뭄을 겪기도 했고, 도움 경쟁에서도 마지막 경기에서 역전하며 1위로 올라서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베테랑다운 뒷심을 발휘했다.<br><br>김동명 선수는 몸싸움이 심한 피벗 포지션에서 하남시청과 충남도청의 중앙 공격을 든든하게 지켰다. 오랫동안 대한민국 국가대표 피벗으로 불렸던 김동명 선수는 이번 시즌 하남시청에서 출발했지만, 1월 1일부터는 충남도청으로 이적하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은퇴식을 가진 그는 모교인 원광대학교 코치로 부임하며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2023-24시즌에 비해 출전 시간이 절반(299분)으로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77.55%의 높은 성공률로 지난 시즌보다 1골 많은 38골을 넣었다. 속공과 돌파는 물론 윙에서도 득점하는 괴력을 선보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정든 코트를 떠났다.<br><br>이들 외에도 인천도시공사 피벗 정진호(1986년생)와 센터백 심재복(1987년생) 선수 역시 팀에 돌파구가 필요할 때마다 코트를 누비며 베테랑의 진가를 보여주었다. 지난 시즌에는 진유성(인천도시공사) 선수와 출전 시간을 나눠 가졌다면, 이번 시즌 진유성 선수가 피벗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으면서 정진호 선수의 출전 시간은 절반 이상 줄었다. 하지만 팀이 답답한 흐름을 보일 때마다 투입된 정진호는 15골에 6개의 도움, 8개의 블록샷과 8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br><br>심재복 선수 역시 이요셉(인천도시공사 센터백) 선수에게 주전 자리를 넘겨주었지만, 여전히 파이팅넘치는 모습으로 팀을 진두지휘했다. 빠른 발놀림으로 돌파(9골)와 속공(4골)을, 강한 어깨로 중거리 슛(19골)을 기록하며 이번 시즌 총 38골과 37개의 도움, 스틸 8개와 리바운드 11개를 잡아내는 등 공수 양면에서 활약했다.<br><br>2024-25 시즌, 노련미와 투혼으로 무장한 ‘불혹의 형님들’은 젊은 선수들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핸드볼의 진정한 매력을 보여주었다. 다음 시즌에도 이 베테랑들이 H리그 코트에서 또 어떤 드라마를 만들어낼지 기대된다.<br><br>[김용필 MK스포츠 기자]<br><br><!-- r_start //--><!-- r_end //--> 관련자료 이전 "생성형 AI 보급으로 모바일 트래픽 '급증'…'5G SA' 필요" 07-16 다음 영국 테니스 선수 무어, 도핑 양성으로 4년 자격 정지 07-16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