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약'인데 왜 처벌이 다르지?...도핑 전력 시너·시비옹테크 윔블던 우승에 불거진 '이중잣대' 논란 [춘추 테니스] 작성일 07-15 13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3개월 출전 정지에도 그랜드슬램은 안 거른 시너, 한 달 만에 복귀한 시비옹테크</strong><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529/2025/07/15/0000071939_001_20250715214409578.jpeg" alt="" /><em class="img_desc">2025년 윔블던 남녀 단식 우승자인 야닉 시너와 이가 시비옹테크 모두 지난 1년간 도핑 적발로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사진=윔블던 공식 SNS)</em></span><br><br>[스포츠춘추]<br><br>세계 테니스계가 '이중잣대' 의혹에 휩싸였다. 2025년 윔블던 남녀 단식 우승자인 야닉 시너와 이가 시비옹테크 모두 지난 1년간 도핑 적발로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br><br>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7월 15일(한국시간) "윔블던 역사상 처음으로 남녀 단식 모두 반도핑 위반 전력자가 우승했다"며 "톱 스타들에게만 관대한 처벌이 내려진다는 의혹이 재점화됐다"고 보도했다. 찰리 에클셰어 기자는 "두 선수 모두 의도적 도핑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지만, 일반 선수들과 비교해 지나치게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br><br>남자 세계 1위 시너의 사건이 가장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2024년 3월 금지약물인 단백동화스테로이드 클로스테볼에 두 차례 양성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국제테니스청렴기구(ITIA)는 물리치료사의 치료용 스프레이 오염이 원인이라는 시너의 해명을 받아들여 초기에는 아무런 처벌을 내리지 않았다.<br><br>문제는 이후 과정이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2024년 9월 이의를 제기해 1~2년 출전정지를 요구했고, 결국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단 3개월 출전정지로 마무리됐다. 시너는 6개 대회를 놓쳤지만 그랜드슬램은 한 번도 빠뜨리지 않고 로마 이탈리안 오픈에서 복귀했다.<br><br>이는 일반 선수들의 처벌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영국의 타라 무어는 2022년 4월 도핑 적발 후 19개월간 잠정 출전정지를 당했다. 최종적으로는 "과실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시너와 달리 조사 기간 내내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무어는 지난 9월 "정상급 선수들의 이미지만 중요한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529/2025/07/15/0000071939_002_20250715214409607.jpeg" alt="" /><em class="img_desc">결승에 진출한 야닉 시너(사진=윔블던 SNS)</em></span><br><br>여자 세계 1위 시비옹테크 역시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2024년 8월 심장 질환 치료제인 트리메타지딘(TMZ)에 양성 반응을 보였지만, 시차 적응용 멜라토닌 오염이 원인이라는 해명이 받아들여져 최저 수준인 한 달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br><br>시비옹테크는 독립 연구소 검증을 통해 오염 사실을 입증했고, WADA도 추가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역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상당히 관대한 처벌을 받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br><br>테니스계 내부에서는 두 선수의 처벌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022년 윔블던 준우승자 닉 키리오스는 시너의 우승 직후 소셜미디어에 별표(*)를 게시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키리오스는 지난 여름 시너의 초기 판정을 "말도 안 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br><br>데니스 샤포발로프는 더욱 직설적이었다. 그는 "선수마다 다른 규칙이 적용된다"며 노골적으로 불공정성을 지적했다. 전 세계 10위 루카스 풀리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고 매체는 전했다.<br><br>가장 강력한 비판은 24회 그랜드슬램 우승자 노박 조코비치에게서 나왔다. 그는 올해 2월 "대부분의 선수들이 편애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정상급 선수이고 최고의 변호사들을 쓸 수 있다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세레나 윌리엄스는 더욱 신랄했다. 그는 4월 타임지 인터뷰에서 "내가 똑같이 했다면 감옥에 갔을 것"이라며 "솔직히 말하면 20년은 받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br><br>논란의 핵심은 테니스계의 구조적 불평등이다. 시너와 시비옹테크는 성공을 통해 얻은 막대한 자원으로 최고의 변호사들과 맞춤형 실험실 검사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반면 하위 랭킹 선수들은 변변한 변호사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br><br>이미 테니스는 여러 면에서 계급사회 같은 스포츠다. 톱 스타들은 원하는 코트 배정, 가장 큰 출연료, 더 나은 훈련 시설, 연습 코트 우선권 등 수많은 혜택을 누린다. 일반 선수들이 이런 격차에 좌절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도핑 처벌마저 달라 보이니 분노가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br><br>ITIA는 어떤 특혜도 없었다고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주머니 사정이 처벌 수위를 결정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전 세계 4위 팀 헨먼도 "출전정지의 시기와 기간이 너무 편리해 보인다"며 "스포츠에 상당히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고 평가했다.<br><br>일반 선수들이 겪는 도핑 검사의 현실은 톱 스타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미국오픈 우승자 매디슨 키스는 도핑 검사 스트레스로 눈물을 흘렸다고 털어놨다. 미국오픈 준우승자 제시카 페굴라는 "잠을 못 자는 많은 선수들이 있다"고 말했다.<br><br>온스 자베르는 새벽 도핑 검사원의 초인종 소리에 "트라우마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선수들은 매일 자신의 행적을 신고해야 하고, 세 번 검사를 놓치면 2년 출전정지라는 극도의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톱 스타들만 예외적 혜택을 받는 것처럼 보이니 분노가 클 수밖에 없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529/2025/07/15/0000071939_003_20250715214409618.png" alt="" /><em class="img_desc">2025년 명예회복을 노리는 시비옹테크(사진=이가 시비옹테크 SNS)</em></span><br><br>WADA는 2025년 12월 반도핑 규정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제안된 개혁안은 의도하지 않은 오염 사례에 대해 더 관대한 처벌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반도핑기구(USADA) 트래비스 타이가트 최고경영자는 "의도적인 부정행위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양성 반응들이 쌓이고 있다"며 규정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br><br>하지만 규정이 바뀐다 해도 자원의 격차라는 근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돈 많은 선수는 여전히 더 나은 변호사를, 더 정교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에클셰어 기자는 "양성 반응은 의도적 도핑 여부와 관계없이 선수의 명성에 영구적인 오점으로 남는다"며 "하지만 그 오점조차 선수마다 다르게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br><br>시너와 시비옹테크의 윔블던 우승은 분명 훌륭한 성취다. 하지만 이들의 도핑 전력과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은 테니스계가 얼마나 불평등한 구조를 갖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br><br> 관련자료 이전 “첫 장면부터 파격씬 했는데, 이게 웬 날벼락” 쏟아지는 ‘뭇매’…발칵 뒤집힌 OTT? 07-15 다음 한국 축구, 한일전 3연패…동아시안컵 우승 실패 07-15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