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法] 특허로 보는 자동차 기술 발전에 대한 고찰

작성일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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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잡한 첨단 기능을 결합한 자동차에 결함과 오작동이 발생하면,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습니다. 급발진 사고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자동차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고 유형도 천차만별입니다. 전기차 전환을 맞아 새로 도입되는 자동차 관련 법안도 다양합니다. 이에 IT동아는 법무법인 엘앤엘 정경일 대표변호사(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와 함께 자동차 관련 법과 판례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는 [자동차와 法] 기고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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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출처=엔바토엘리먼츠"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5/itdonga/20250715172704625eald.jpg" data-org-width="1200" dmcf-mid="4cwxsRmel8"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5/itdonga/20250715172704625eald.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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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엔바토엘리먼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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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첨단 기술의 집약체입니다. 자동차 한 대에는 평균 3000여 개의 특허가 적용됐으며, 그 중 상당수는 우리 생명을 지키는 안전 기술입니다. 이번 기고에서는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자동차 특허 기술을 제조사별로 살펴보겠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PRE-SAFE 시스템
 2003년 메르세데스-벤츠가 개발한 PRE-SAFE 시스템은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되는 순간, 사고 발생 전에 차량과 탑승자를 보호하는 태세로 전환하는 기술입니다. 레이더와 센서를 통해 위험을 감지하면 안전벨트를 조이고 시트 위치를 조정하며 창문까지 자동으로 닫습니다. 후방 추돌 감지 시에도 브레이크를 선제적으로 작동하며 뒷좌석 탑승자를 위해 에어백도 자동으로 활성화합니다. 사고 후 조치가 아닌 사고를 막고 선제 대응한다는 점에서 가치를 지니는 기술입니다. 
 GM-캐딜락 - 진동으로 위험의 방향을 알리는 '안전 경고 시트'
 GM의 안전 경고 시트(Safety Alert Seat)는 시트 좌우에 내장된 진동 모터를 이용해 위험의 방향을 직관적으로 알려줍니다. 예컨대 왼쪽에서 차량이 접근하면 왼쪽 엉덩이 부분이, 오른쪽에서 위험이 감지되면 오른쪽 부분이 진동하는 식입니다. 청각적 경고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을 넘어 촉각을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경고 시스템으로 주목받습니다.
 볼보 보행자 에어백 - 보행자를 위한 따뜻한 기술 
 볼보는 2012년부터 세계 최초로 보행자 전용 에어백을 개발, V40 모델에 적용한 바 있습니다. 차량이 보행자와의 충돌을 감지하면 즉시 후드를 들어 올리고 에어백을 전개, 보행자 머리가 2차 충격으로 딱딱한 엔진룸이나 윈드실드에 직접 충돌하는 것을 방지합니다. 하지만 한번 전개된 외부 에어백 시스템 수리비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경미한 보행자 사고에도 차량 가액을 넘어서는 수리비가 청구되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결국 해당 기술은 V40 단종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AI 알고리즘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다수 카메라, 초음파 센서, 레이더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AI가 실시간 분석해 3차원 환경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다른 차량과 보행자 움직임을 예측하고,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조향이나 제동을 수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재의 자율주행 기술은 여전히 운전자 감시와 개입을 전제로 하므로 시스템에 대한 과신은 오히려 더 큰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데이터가 말하는 진실 - 사고기록장치(EDR)의 중요성
 2022년부터 국내에서도 신차에 의무적으로 사고기록장치(EDR)를 장착합니다. 해당 장치는 차량의 '블랙박스' 역할을 합니다. 사고 전후 속도, 브레이크 사용 여부, 안전벨트 착용 상태, 핸들 조작 각도 등 70여 개 항목을 기록합니다. EDR 데이터는 객관적이고 조작이 불가능하므로 법정에서 증거로 강력한 효력을 발휘합니다. 특히 급발진 의심 사고에서 운전자의 페달 조작 기록은 결정적 증거가 됩니다.
 현대모비스 - 바퀴의 독립을 선언한 'e-코너 시스템'
 현대모비스가 양산을 앞둔 e-코너 시스템은 구동, 제동, 조향, 현가(서스펜션) 기능을 바퀴 하나에 통합한 혁신적인 모듈입니다. 각 바퀴가 독립적으로 움직여 90도 크랩 주행, 제자리 회전(제로 턴) 등 기존 자동차로는 불가능했던 움직임을 가능케 합니다. 이같은 움직임은 공간이 매우 협소한 곳에서 원활하게 주차하도록 돕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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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e-코너시스템 / 출처=현대모비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5/itdonga/20250715172705919mtdf.jpg" data-org-width="1279" dmcf-mid="1uzvbyBWvp"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5/itdonga/20250715172705919mtdf.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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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코너시스템 / 출처=현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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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보의 3점식 안전벨트
 1959년 볼보가 개발한 3점식 안전벨트는 자동차 역사상 위대한 발명 중 하나입니다. 놀라운 것은 볼보가 이 특허를 무료로 공개했다는 점입니다. "인명을 구하는 기술에는 특허가 있을 수 없다"는 철학에서였습니다. 덕분에 오늘날 3점식 안전벨트는 대부분의 차량에 적용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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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점식 안전벨트 / 출처=엔바토엘리먼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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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점식 안전벨트는 기존 버클이 탑승자 가슴 부위에 있던 2점식 벨트의 단점을 개선했습니다. 버클이 가슴 부위에 있을 경우 사고 시 연약한 가슴 부위에 심각한 부상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3점식 안전벨트의 경우 한 선은 가슴을 다른 한 선은 허리를 가로질러 사고 시 상체와 하체 모두를 고정하는 방식입니다. 고정 효과가 높으면서도 한 손으로 벨트를 장착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3점식 안전벨트는 지금까지 100만 명 이상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맺음말
 지금까지 살펴본 자동차 특허 기술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이들은 단순한 지식재산권의 범주를 넘어서 우리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일상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기술부터 충돌 전 위험을 미리 감지하고 대비하는 예방적 안전 기술, 사고 순간 피해를 최소화하는 보호 기술, 사고 후 정확한 상황을 기록해 진실을 규명하는 기술까지, 자동차 관련 특허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묵묵히 보호하고 있습니다.
 최근 자동차 기술 발전의 방점은 지능화와 연결성 강화에 찍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혁신적인 기술도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기술이 빠르게 발전한다 하더라도 그 기술이 진정으로 인간의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는지, 개인의 이익을 넘어 사회 전체의 이익을 고려하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와 성찰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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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정경일 법무법인 엘앤엘 대표변호사
 정경일 변호사는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제49회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을 수료(제40기)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교통사고·손해배상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법무법인 엘앤엘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
 정리 /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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