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삼성을 떠났나]② 공정 결함 축소하고, 아이디어 실패하면 ‘네 탓’… “경쟁사로 옮겼더니 딴 세상” 작성일 07-15 12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SK하이닉스, 내부에서 HBM 적층 기술 경쟁 치열<br>삼성전자 파운드리 인력 팀단위 이직 이어져<br>“삼성 메모리 사업부, 순혈주의로 승진 기회 제한”<br>“재무적 기준으로 의사결정, 사업 경쟁력 저하”</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2LIuqzGknY"> <p contents-hash="0280f561a11e19055d01a1aca7cab9ceb89454e8b4536a80780b0a879122cc8f" dmcf-pid="VoC7BqHEnW" dmcf-ptype="general"><strong>한국 반도체 산업을 이끌었던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올 2분기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부진과 함께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대규모 적자를 내며 ‘실적 쇼크’를 기록했다. 조선비즈는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에서 근무했던 석·박사급 엔지니어들을 만나 삼성 반도체의 구조적인 문제를 짚어봤다.[편집자주]</strong></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26880c3881d1a96be494e9689131001f03a2fb0805b8ef49e413f48e2a1e2b92" dmcf-pid="fghzbBXDRy"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그래픽=손민균"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5/chosunbiz/20250715060606189stzk.jpg" data-org-width="640" dmcf-mid="9AlqKbZwi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5/chosunbiz/20250715060606189stzk.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그래픽=손민균 </figcaption> </figure> <blockquote class="talkquote_frm" contents-hash="f7f05fc86b39b60495c69d2d8548c670a16347e74050a263e770f442b26c64d6" dmcf-pid="4alqKbZwMT" dmcf-ptype="blockquote2"> <span>10년간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에서 D램 공정을 담당한 A(43)씨는 고민 끝에 지난 2023년 SK하이닉스의 이직 제안을 받아 들였다. 삼성전자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던 SK하이닉스의 조직 문화는 많이 달랐다. 가장 큰 차이점은 ‘가짜 보고서’로부터의 해방이었다. 삼성전자 시절에는 타부서와 공동 프로젝트 과정에서 공정, 설계상 결함을 발견해도, 소속 부서의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사실을 축소·왜곡하는 ‘거짓 보고’가 일상이었다. 문제가 터지면 어김없이 책임 전가를 위해 ‘네탓 공방’이 시작되기 때문이다.</span> </blockquote> <blockquote class="talkquote_frm" contents-hash="cadf296fa25ab61f1ee88ac7e9e54589a34a4f9e5f8e0ce097a39ce329f44fe7" dmcf-pid="8NSB9K5rev" dmcf-ptype="blockquote2"> <span>국내 유명 공대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서 8년간 경력을 쌓은 30대 B씨는 ‘도전’보다 ‘책임 추궁’이 앞서는 삼성전자의 조직 문화에 회의를 느꼈다. B씨는 ‘한국 기업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여겼는데, SK하이닉스 입사 후 다른 기업 문화를 체감했다. SK하이닉스는 다수의 개발 조직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여기서 개진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경영진이 다양한 옵션을 고려하는 상향식 의사 결정이 정착돼 있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기술 방향성을 정하기 이전에 책임 소재 찾기에 바빴다. 그는 “‘이거 안되면 네가 책임질 것이냐’는 말이 먼저 나오는 조직에서는 누구도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없다”고 했다.</span> </blockquote> <p contents-hash="f7247a5892b53aa1617ced7a1ce91271b8e7aaeef3de45b1163cfdac56dba08b" dmcf-pid="6jvb291mJS" dmcf-ptype="general">과거 ‘초격차’로 불렸던 삼성전자 반도체의 위상이 흔들리는 가운데, A씨와 B씨처럼 경직된 조직 문화에 지쳐 SK하이닉스로 향하는 엔지니어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는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도하며 삼성 반도체의 심장 역할을 해왔다. 2010년대 모바일 시대가 열린 이후 경쟁사보다 1~2년 앞선 기술력으로 업계를 선도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현 주소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인공지능(AI) 메모리는 물론이고 강점을 보였던 D램, 낸드플래시에서도 경쟁사에 뒤처지고 있다.</p> <p contents-hash="df2067104364bbcdd3fb888b4befa9788c0f35884feec30a900b53a2bd46ccd8" dmcf-pid="PATKV2tsnl" dmcf-ptype="general">업계에서는 기술 리더십 약화가 핵심 엔지니어들의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에서 20년 가까이 D램 미세공정 설계를 담당했던 C(51)씨는 2년 전 SK하이닉스로 이직해 현재 10나노급 6세대(1c) D램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이미 4~5년 전부터 삼성전자 출신들이 SK하이닉스로 대거 이직했으며, 최근에는 더 많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급여 문제라기보다, 삼성 내부의 ‘줄서기’ 문화와 경직된 연구개발 환경, 인사 시스템 등이 원인”이라고 말했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6995cb5cbd5c7a2de668b00d1fd06a0aa2c1f7a029fb6aebbf94234fe02585b8" dmcf-pid="Qcy9fVFOeh"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생산라인./삼성전자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5/chosunbiz/20250715060230251vfql.jpg" data-org-width="1953" dmcf-mid="5LVsXHmeJH"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5/chosunbiz/20250715060230251vfql.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생산라인./삼성전자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079c37dd3d6afc11a60fb39fa4e61c55e8e3b94049749da441115e9943f24fa8" dmcf-pid="xtfkwDdzJC" dmcf-ptype="general"><strong>◇ HBM 개발 과정서 드러난 조직 문화 차이</strong></p> <p contents-hash="79b29c4e71203d7ae312245a6fe0d9ff4d594714d265545b36c37bb9245ff117" dmcf-pid="yoC7BqHEMI" dmcf-ptype="general">발전적 내부 경쟁이 떠난 자리에는, 도전의 대가로 ‘책임 추궁’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문화가 고착화됐다는 게 삼성전자를 떠난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p> <p contents-hash="7726a1d166d6f3370648c1fc541b6f26c5de4c7a121f62f207ed068571fbb51f" dmcf-pid="WghzbBXDiO" dmcf-ptype="general">AI 메모리 경쟁의 분수령이 된 HBM 개발 과정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반된 연구개발(R&D) 문화가 드러났다. B씨는 “SK하이닉스는 HBM 적층 기술을 두고 내부적으로 여러 팀이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삼성전자는 실패하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책임을 다 져야하는 구조에 가깝다”고 했다.</p> <p contents-hash="2c27ce98bc971959dae9c17861e4aa02ba57a1d94fd59c03efe6281ece4a25c1" dmcf-pid="YalqKbZwis" dmcf-ptype="general">그는 “가령 SK하이닉스 패키징 팀 내에선 MR-MUF(칩을 쌓은 뒤 한 번에 붙이는 공정) 개발팀과 하이브리드 본딩(칩을 연결하는 범프 없이 제조하는 공정)팀이 각자의 기술로 치열하게 경쟁한다”며 “각 팀이 개발한 공정을 두고, 성능과 비용 등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떤 공정을 채택할지 결정한다”고 설명했다.</p> <p contents-hash="d4aa41ea5ac53a482544d640e970f110d784eaf1b009442627ca7493f3236434" dmcf-pid="GNSB9K5rJm" dmcf-ptype="general">경쟁 문화가 기술적 한계를 돌파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B씨는 설명했다. 그는 “당초 MR-MUF 공정은 16단 이상 고단 적층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많았지만, 내부 경쟁을 통해 칩 사이 간격을 대폭 줄이는 기술을 개발, 공정 효율이 극대화됐다”며 “그 결과 내부적으로는 20단까지 활용 가능한 기술로 발전시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기존 기술 활용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려 비용 효율을 높이는 TSMC의 방식과도 닮았다”고 덧붙였다.</p> <p contents-hash="1da30be0e5e5bf9840351a6594007adfff7ca1153d5fa8eb76a68ec7799ab871" dmcf-pid="Hjvb291mnr" dmcf-ptype="general">반면 삼성전자의 R&D 문화는 정반대였다. B씨는 “삼성전자는 직원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면 ‘할 수 있겠냐, 안되면 네가 책임질 것이냐’는 말이 먼저 나와 도전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디어가 실패로 돌아갔을 때 그 책임을 지라고 하면 누가 도전을 하겠느냐”고 말했다.</p> <p contents-hash="6c9afe89263d07f9d899db24bce52de24747b751d5f8668c962e67b00fa71147" dmcf-pid="XATKV2tsRw" dmcf-ptype="general">최근에는 인재 유출 현상이 메모리를 넘어 파운드리 사업부로 번지는 모양새다. 6세대 HBM인 HBM4부터는 메모리 다이 아래에 위치한 로직 다이(두뇌 역할)에 첨단 파운드리 공정이 필수적이라,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공정 이해도가 높은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핀펫(FinFET) 공정 담당자들이 팀 단위로 2~3명씩 SK하이닉스로 이직하는 사례가 포착되고 있다.</p> <p contents-hash="79a905d67301b190f0ed49886595bc2b72d95b520ccb6c74b991c619ab6ea4c5" dmcf-pid="Zcy9fVFOLD" dmcf-ptype="general">최근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SK하이닉스로 옮겨간 D(43)씨는 사업의 불투명한 미래와 내부 차별이 이직의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는 “계속되는 적자와 낮은 가동률, 심지어 분사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컸다”며 “‘성골’로 불리는 메모리 사업부와의 처우 및 승진 기회 격차에서 오는 박탈감도 무시할 수 없었다”고 했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e82b30e1412f5a01b30335298c61cc1ccc25bdb9b8ebdd8a2761ec720416415c" dmcf-pid="5kW24f3IiE"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그래픽=정서희"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5/chosunbiz/20250715060231497czgf.jpg" data-org-width="640" dmcf-mid="1tpht1CnM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5/chosunbiz/20250715060231497czgf.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그래픽=정서희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df7e520ba99c96fe2c85bb99c2c097a63a80342a665f3273d3af2b7acfc6979b" dmcf-pid="1EYV840CJk" dmcf-ptype="general"><strong>◇ “SK하이닉스에서는 외부 인재가 주연 가능”</strong></p> <p contents-hash="db7824883f145e07ade8446112066504f0b01d1780ff377b55248eb6e6a45ad4" dmcf-pid="tDGf68phic" dmcf-ptype="general">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 15년 넘게 근무하다 SK하이닉스로 옮긴 수석연구원 D(42)씨는 삼성 내부에 존재하는 ‘순혈주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는 시스템LSI나 파운드리보다 순혈주의가 짙은 곳”이라며 “극소수를 제외하면 요직에는 삼성 출신이 아니면 올라가기 힘든 문화가 만연해 있다”고 말했다. 반면 “SK하이닉스에 와서 놀란 건 삼성 출신뿐 아니라 비교적 덜 알려진 소프트웨어 기업 출신까지 핵심 요직에서 실적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p> <p contents-hash="202faed0d786a54ee457b3d01eba17e3ed96472e7e8994ff3f95c5aeffdff54e" dmcf-pid="FwH4P6UlnA" dmcf-ptype="general">SK하이닉스의 개방적인 문화가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때 SK하이닉스의 ‘아픈 손가락’이던 낸드플래시 사업이 대표적이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대형 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 낸드 기술력이 가장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2017년부터 삼성의 ‘거물급’ 엔지니어들을 잇달아 영입하며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최근 고부가 제품 시장에서 삼성전자, 마이크론을 넘어서는 성능의 제품을 출시하며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p> <p contents-hash="a764f0ffd8c8b430a5323673ed5c1f92b2b195105a2d3723bd70272ba8cfccc4" dmcf-pid="3rX8QPuSnj" dmcf-ptype="general">실제 SK하이닉스에서 세계 최초 321단 낸드 개발을 이끈 최정달 부사장은 ‘자랑스러운 삼성인상’까지 받았던 인물이다. 그에 앞서 SK하이닉스 낸드 사업을 이끌었던 정태성 전 사장 역시 20년 넘게 삼성전자에 몸담았던 ‘삼성맨’이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이 경쟁사 사업부 수장에 오르는 파격적인 인사가 SK하이닉스의 기술 도약을 이끈 셈이다.</p> <p contents-hash="a62256d96c23e326e3a83eadaafe43351d10561a7b2fdb4e964e6f94c0c0c945" dmcf-pid="0mZ6xQ7vnN" dmcf-ptype="general">전문가들은 삼성 반도체가 겪는 위기가 ‘기술’이 아닌 ‘관리’가 조직을 지배하는 시스템 때문이라고 본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은 예전부터 인사·재무 조직의 권한이 막강한 ‘관리형 조직’의 성격이 강했다”며 “기술 전문성이 부족한 조직이 재무적 기준만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니, 사업 경쟁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시스템을 바꾸려는 최고 경영진의 결단이 없다면, 삼성 반도체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p> <p contents-hash="3ac059c4cbad6192c01c9433b9c18a1cbe0b5a7ccbfcd9402bcc6bf1b307c37b" dmcf-pid="pcy9fVFOMa" dmcf-ptype="general">-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보안 투자 확대’ 네이버, 日 라인 개인정보 유출 사고 효과?… 카카오, 정보기술 투자는 늘었는데 보안은 07-15 다음 산업장관 후보자 "반도체·이차전지 생산세액공제 도입" 07-15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