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감독으로, 울산에서 시작된 그녀의 도전 작성일 07-14 7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김성호의 씨네만세 1097] 제3회 반짝다큐페스티발 검색되지></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4Bei9NP3EQ"> <p contents-hash="dcdaf73d1fed750bceb9805238685d704078d9c823f9585e0b133ea38056b747" dmcf-pid="8bdn2jQ0rP" dmcf-ptype="general">김성호 평론가</p> <p contents-hash="d823f7e58e40373fd35d31a8512a059563618a2c5c96eee2588438de5e5f3d7e" dmcf-pid="6KJLVAxpO6" dmcf-ptype="general">벌써 10년은 족히 된 유행이다. 출판가며 온갖 매체에 소개되는 콘텐츠 가운데 퇴사 이야기가 한 자리를 차지한 게 말이다. '퇴사'를 키워드로 넣으면 온갖 자기계발서와 여행기, 에세이까지 수백 권이 주루룩 나온다. 내 일을 해 돈을 벌라고, 꿈을 찾아 모험을 떠나라고, 자기 자신에게 휴식을 주라고, 그야말로 온갖 이유로 퇴사를 권하지 않는가. 직장이 개인을 옭아매고 그 꿈을 억압하기라도 하는 양 말이다.</p> <p contents-hash="560eecccb4f0d287ca63d6184bf1a718e7d1bec57647c5046be69166171a7a38" dmcf-pid="PnsCgyEQO8" dmcf-ptype="general">그럴 수도 있겠다. 공교육의 목적이 민주시민 양성이라거나 잠재성을 터뜨리고 인간을 성숙하게 하는 일이라고 믿는 이는 적어도 한국엔 얼마 남지 않은 듯 보인다. 대학교는 인간을 산업의 역군으로 길러내는 데 진력한다. 양질의 일자리를 차지할 선택받은 소수를 가려낼 기준점으로써 대학교는 그 스스로부터 서열화해 늘어서고 있는 것이다.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더 좋은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돈을 많이 벌기 위하여 어린 나이부터 경합해온 이들이 이 세상에 널려 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돌아보면 제 삶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진정으로 이것이 제가 원한 것인지를 확신할 수 없는 일이다. 생 가운데 늦은 표류를 하는 위태로운 이들을 나는 대체 얼마만큼 많이 마주하였던가.</p> <p contents-hash="cc304098dd77743c623a4f87519d3d114416ca47258cef45d25ab1b3adc00bf1" dmcf-pid="QLOhaWDxw4" dmcf-ptype="general">퇴사는 지금껏 살아온 삶의 방향을 크게 트는 일이다. 이직을 위한 퇴사가 아니라, 삶의 기준점을 통째로 바꾸는 퇴사 이야기다. 누군가는 젊은 나이에 귀촌하여 농사를 짓는다 하고, 누구는 이민을 가 맨 땅에서 새로 시작한다고 한다. 가까이 지내는 어떤 이는 마흔이 다 될 때까지 사무실에서만 일하다가 사표를 던지고 나와서는 줄을 타고 아파트 외벽 청소를 하며 해방감을 느낀다고 한다. 가만히 보자면 삶을 대하는 잣대란 모두가 제각각이 아닌가. 남의 잣대로 나의 인생을 살다가 아이쿠야 비명을 질렀다면 그때가 돌아설 가장 빠른 때일지 모를 일이다.</p> <div contents-hash="e5486604e37fb5257f730f5bab4c4f083933e8bcb88714e24a906c0b721b3f3d" dmcf-pid="xoIlNYwMIf" dmcf-ptype="general"> <strong>되고 싶지 않은 미래가 보였다, 사표를 냈다</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7cb0e02a45fe576428fe5d35db3c4ca5c6ed0ddf1ca64c49f0c3ee82817c034c" dmcf-pid="ytV80RBWwV"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4/ohmynews/20250714110303629homw.jpg" data-org-width="966" dmcf-mid="9z9JKa6Fr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4/ohmynews/20250714110303629homw.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검색되지 않는 길입니다</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반짝다큐페스티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0b8b6b7e96a52c1b0bc710bc761e6dc41ee9ac080fd6ba168656a40e969cfa2f" dmcf-pid="WFf6pebYm2" dmcf-ptype="general"> <검색되지 않는 길입니다>는 제3회 반짝다큐페스티발에 출품된 익숙한 다큐멘터리다. 서두에 적은 것처럼 퇴사한 이, 꿈을 찾아 안정된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나온 감독이 퇴사 후 몇 년을 돌아보고 찍은 자전적 다큐다. 주인공은 배은정, 울산에서 '커튼콜'이라는 영화 커뮤니티를 꾸려가는 문화기획자다. </div> <p contents-hash="15da832ab2d4d2244811c641bdd9afb11826a6f67218ffe92c1fc59d53fd4bfe" dmcf-pid="Y34PUdKGw9" dmcf-ptype="general">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배은정은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제조업체 직원으로 일하고 퇴근해 취미활동을 하는 청년이었다. 취미는 영화, 그중에서도 독립·예술영화를 각별히 좋아했다고. 독립영화를 보고 나누는 커튼콜이라는 커뮤니티를 운영했다는데, 낮에는 직장일을 밤에는 모임을 하는 이가 세상엔 그녀 말고도 얼마든지 있으니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닌 것이다.</p> <p contents-hash="b5faddf3a8e9c66c4f736779e034676313e191bd4c5e01d580b89fde6bd1c592" dmcf-pid="G08QuJ9HDK" dmcf-ptype="general">그런데 배은정이 어느 날 갑자기 사표를 던졌단다. 대리 진급을 막 했을 때였다. 하는 일이 조금씩 눈에 익다 보니 저를 둘러싼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을 즈음이었다. 울산에 있는 제조업체에서 여성 직원이 올라갈 수 있는 한계는 어느 정도 분명해 보였다. 이대로 젊음과 열정을 바치고 나면 나는 어떤 모습이 될까. 그 모습에 나는 만족할 수 있을까. 여느 직장인들이 하는 고민을 그녀 또한 진지하게 하였을 테다. 그 결과로써 배은정은 사표를 던지고 직장인이길 그만둔 것이다.</p> <div contents-hash="e591c0285462d38d61a696e0c0d83d9468746012e8a588eda0a48d350956d0a8" dmcf-pid="Hp6x7i2XDb" dmcf-ptype="general"> <strong>울산에서 독립영화 커뮤니티를 꾸린다는 것</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712fb50f600f1b0095a9ffb5046a6a7b29f74ffbed560becc086fbafbfbc618e" dmcf-pid="XUPMznVZOB"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4/ohmynews/20250714110304916uuyt.jpg" data-org-width="966" dmcf-mid="2ysCgyEQI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4/ohmynews/20250714110304916uuyt.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검색되지 않는 길입니다</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반짝다큐페스티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f21f7e506be6a59005cabbb36d436b6e78c2beff17c7eda16ab6f33a8f7baad3" dmcf-pid="ZuQRqLf5Iq" dmcf-ptype="general"> 21분짜리 다큐멘터리 <검색되지 않는 길입니다>는 퇴사자 배은정이 문화기획자이자 울산 지역 독립영화 커뮤니티 커튼콜 대표 배은정으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감독 스스로의 시선으로 돌아보는 작품이다. 취미가 직업이 되었으나, 그 직업이 어떤 모양인지를 저조차 짐작할 수 없는 시간이 짧지 않았던 듯 보인다. 울산이란 큰 도시에서 독립영화, 또 예술영화를 찾아보기 어렵단 건, 반대로 말하면 그만한 관심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저는 필요하다고 믿지만 찾는 이는 저조한 상황 속에서 배은정은 공간을 꾸리고 행사를 만들며 영화와 영화팬을 잇기 위해 고투한다. </div> <p contents-hash="18958098fbdfe104432e742912c48bd19dec6bb022a31612326c84d4a730b774" dmcf-pid="5MkwdCaVEz" dmcf-ptype="general">제목 '검색되지 않는 길입니다'는 다분히 직설적 상징이다. 배은정은 제 업과 삶을 '검색되지 않는 길'에 비유한다. 지침도 없고, 앞서 간 이도 보이지 않는 길을 걷고 있다는 인식이 영화 가운데 선명하게 자리한다. 도전하고 성취하는 삶이기도 하지만 모든 불안을 홀로 감내하는 일이기도 할 테다. 흔한 프리랜서들이 그러하듯, 정해진 것 없는 일 가운데서 생활인으로 수익을 내고 스스로 뿌듯할 만한 업을 이루는 일을 오롯이 감당하는 게 결코 쉽지가 않다. 직장인은 아니지만 백수도 아닌 업자로서, 매일이 다사다난한 생활이다. 그 가운데서도 한 발 한 발 전진하는 모습이 영화 <검색되지 않는 길입니다>를 대견하게 느끼도록 하는 지점이다.</p> <p contents-hash="01118a31babe9bbf505874bf48f2088cba7de00b34b74acc92a9f178368a2985" dmcf-pid="1RErJhNfE7" dmcf-ptype="general">프리랜서 문화기획자란 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독립·예술영화를 재료로 울산이란 지방 도시에서 해나가는 작업은 커튼콜뿐인 것처럼 보인다. 영화는 그저 어느 젊은이가 퇴사하고 꿈을 찾는 일에서, 울산이라는 도시에서 작은 문화를 지키는 일의 수고로움으로 이내 옮겨간다. 인구수 109만 명에 이르는 규모 있는 도시에서조차 독립영화와 예술영화가 설 자리가 없다는 사실은 문화강국을 표방하는 한국의 저변을 돌아보도록 이끈다. 그나마도 한 줌 있는 이들이 온통 서울에 모여 있는 탓으로, 울산에선 좋은 영화를 보고 감독이며 작가, 배우와 이야기 할 자리를 갖기 어렵다는 사실 또한 영화가 적나라하게 드러낸다.</p> <div contents-hash="9335ab355e5dc5925f4a3c6ed0b7aaca93765534f5b63e32e56f07f9d0a694f0" dmcf-pid="teDmilj4Eu" dmcf-ptype="general"> <strong>독립, 연대, 창작, 그리고</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b2ce66f4545e115d332d0c19805b0a653fe42e212e0368e37a8187949dae4e1a" dmcf-pid="FdwsnSA8EU"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4/ohmynews/20250714110306195gkrm.jpg" data-org-width="966" dmcf-mid="VDvWE5Iir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4/ohmynews/20250714110306195gkrm.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검색되지 않는 길입니다</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반짝다큐페스티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c52169b2c044fcdd7dae8b97f8a4255d8eca15ce42274d8296fcee49a7418c93" dmcf-pid="3JrOLvc6Op" dmcf-ptype="general"> 그렇다고 <검색되지 않는 길입니다>가 어려움만 토로하는 것은 아니다. 유유상종이라 하였는가. 젊고 패기있는 기획자는 꼭 그와 같은 이들을 불러 모으는 법이다. 영화엔 문화기획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연을 맺은 이들의 모습 또한 등장한다. 삭막한 도시에서 혼자임을 느낄수록 동료를 갈구하게 되는 건 자연스런 일일 테다. 배은정은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피기로 결심하고 사람을 찾아 나선다. 그녀의 연락을 받고 만난 이들은 그대로 배은정과 닮은 구석이 있다. 그들 하나하나와 사귀고 서로 의지하며 배은정은 제 일 또한 더 알차게 해낼 용기를 얻는다. </div> <p contents-hash="622dc3c70fe99afc30c5d84bf54a87b36e1e918077fbd8f2c9d718671beecf49" dmcf-pid="0imIoTkPE0" dmcf-ptype="general">영화 상영 뒤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배은정은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을 넘어 직접 카메라를 들게 된 이유를 털어놨다. 배 감독은 "문화기획을 하다보면 1년이 후딱 가고, 작년에는 뭘 한걸까 하는 생각으로 불안해지는 시기도 오는데, 그때 문득 기록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행사를 하면서 만난 기획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가, 인터뷰를 하다 보니 기획자라는 어떤 직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묵묵히 해내는 사람'의 이야기로 확장해보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 지금 영화가 완성되었다"고 설명했다.</p> <div contents-hash="32acafb290df347a52d41ab5de7a926460518ee38f28272ca9b016be9de887b1" dmcf-pid="pnsCgyEQr3" dmcf-ptype="general"> 다큐를 고른 이유에 대해서는 "다큐멘터리 장르가 아닌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며 "주변 인물의 이야기에 내 시선을 두고서 영화로 담아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확인했다. 배 감독은 이어 "워낙 다큐를 좋아하기도 했었는데, 좋아하는 거랑 만드는 것은 천지차이더라"면서도 "'우당탕탕'하는 과정조차도 꽤 좋았고 다큐멘터리 장르를 더 사랑하게 된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572625606536fe76f72d5db49f75d743b4356836a8e109408fc70d60a1859796" dmcf-pid="ULOhaWDxIF"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4/ohmynews/20250714110307469iies.jpg" data-org-width="400" dmcf-mid="fSYXm3SgD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4/ohmynews/20250714110307469iies.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반짝다큐페스티발</strong> 포스터</td> </tr> <tr> <td align="left">ⓒ 반짝다큐페스티발</td> </tr> </tbody> </table> <p contents-hash="4606e6bde2382b835faad4be3bad511d0a9b8d1cf35a9ab163d280643948efd0" dmcf-pid="uoIlNYwMwt"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김성호 영화평론가의 브런치(https://brunch.co.kr/@goldstarsky)에도 함께 실립니다. '김성호의 씨네만세'를 검색하면 더 많은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goldstarsky@naver.com</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방탄소년단 진 냉장고에 곰팡이 경악 "너무 맛있어요" 07-14 다음 '전독시' 예매율 1위, 여름 극장가 활기 기대 07-14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