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카페] “당뇨병 있다고 숨지 마세요” 질병 인식 바꾸는 바비 인형

작성일 07-14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혈당 패치와 인슐린 펌프 단 바비 인형 출시 1형 당뇨 환자인 모델과 헬스 트레이너 바비도 바비 제작 마텔, 의료기기 업체들과 의미 공유 제약사는 소녀 환자 4명 모아 아이돌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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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영국의 패션 모델 릴라 모스와 그를 모델로 한 바비 인형. 모스는 1형 당뇨병을 갖고 있으며 팔에 혈당 측정 패치를 붙이고, 다리에 인슐린 주입 펌프를 착용하고 있다./릴라 모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4/chosunbiz/20250714091205880vrlz.jpg" data-org-width="2048" dmcf-mid="q8LEKa6FL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4/chosunbiz/20250714091205880vrlz.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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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패션 모델 릴라 모스와 그를 모델로 한 바비 인형. 모스는 1형 당뇨병을 갖고 있으며 팔에 혈당 측정 패치를 붙이고, 다리에 인슐린 주입 펌프를 착용하고 있다./릴라 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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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서린 앤 모스(Katherine Ann Moss, 51)는 어그 부츠와 스키니 진을 유행시킨 영국의 슈퍼모델이다. 딸인 릴라(Lila)도 영국에서 활동하는 모델이다. 최근 릴라 모스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패션쇼 런웨이도 패션잡지 사진도 아니었다. 지난 8일 완구 회사 마텔(Mattel)이 릴라 모스를 모델로 한 바비 인형을 출시해 일약 전 세계 소녀들의 친구가 된 것이다.
 릴라 바비 인형이 나온 것은 소녀들이 선망하는 패션모델이어서가 아니다. 누구나 꺼리는 1형 당뇨병 환자이기 때문이었다. 마텔은 이날 비영리 연구단체인 브레이크스루 T1D와 함께 제1형 당뇨병(T1D)을 가진 바비 인형을 출시했다. 동시에 1형 당뇨병 환자인 릴리와 미국의 피트니스 인플루언서 로빈 아존(Robin Arzón)을 모델로 한 바비 인형들도 선보였다.
 마텔은 1형 당뇨병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당뇨병 환자들이 늘 착용하는 혈당 측정 패치와 인슐린 펌프 제조사와 협력했다.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는 1형 당뇨병 진행을 지연시키는 치료제를 개발했는데, 최근 1형 당뇨병이 있는 소녀 4명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의 앨범 제작을 지원했다. 아이들이 병 뒤에 숨지 않도록 대중문화의 아이콘들이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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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1형 당뇨병 환자를 모델로 한 바비 인형. 팔에 혈당 측정 패치를 붙였고 허리에는 인슐린 주입 펌프가 있다./마텔"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4/chosunbiz/20250714091207606chpj.jpg" data-org-width="1368" dmcf-mid="bFeSMsLKeD"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4/chosunbiz/20250714091207606chpj.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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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형 당뇨병 환자를 모델로 한 바비 인형. 팔에 혈당 측정 패치를 붙였고 허리에는 인슐린 주입 펌프가 있다./마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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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슐린 펌프, 혈당 측정 패치와 앱도 묘사
 1형 당뇨병은 인체 면역체계가 췌장의 베타 세포를 외부 침입자로 오인해 파괴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이로 인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호르몬이 나오지 않는다. 환자는 혈당이 떨어질 때마다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마텔이 1형 당뇨병이 있는 바비 인형을 출시한 것은 병에 대한 오해가 많기 때문이다.
 1형 당뇨병은 어린이 환자가 많아 소아 당뇨병이라고 불렸지만 실제로는 절반이 성인기에 진단을 받는다. 또 뚱뚱하고 식탐이 많아서 당뇨병에 걸린다는 편견도 있었지만, 식생활이나 생활 방식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중론이다.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므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인형을 통해 알리자는 것이다.
 마텔이 출시한 1형 당뇨병 바비 인형은 2006년 국제당뇨병연맹이 도입한 당뇨병 상징인 파란 원을 상징하는 연한 파란색 점무늬로 장식된 옷을 입고 있다. 팔에 심장 모양의 의료용 테이프로 실시간 연속 혈당 측정(CGM) 패치를 붙이고 있다. 패치는 미세 바늘로 5분마다 통증 없이 체액을 분석한다. 기존 혈당 검사처럼 손가락 끝에 피를 낼 필요가 없다.
 패치가 측정한 혈당 수치는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 인형 가방에 보이는 분홍색 스마트폰은 이 수치를 토대로 허리에 찬 분홍색 펌프에 인슐린 주입 신호를 보낸다. 마텔은 바비의 가방엔 혈당 조절 앱(app응용프로그램)을 장착한 스마트폰과 함께 갑작스런 혈당 저하 때 먹을 간식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텔은 미국의 의료기기 회사인 메드트로닉, 인슐렛과 1형 당뇨병 바비 인형 출시 소식을 공유했다. 두 회사는 모두 혈당 연속 측정 패치와 인슐린 펌프 제품을 갖고 있다. 릴라 모스는 인슐렛의 패치형 인슐린 주입기인 ‘옴니팟(Omnipod)’을 다리에 붙이고 사용한다고 알려졌다. 모스 바비 인형도 팔에는 혈당 측정 패치, 다리에는 인슐린 주입기가 붙어 있다. 마텔 영국 지사는 모스 바비 인형 출시와 함께 올해 브레이크스루 T1D에 2만파운드를 기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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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마고 로비가 바비 인형의 실사판을 연기한 영화 '바비'의 한 장면. 바비 인형이 아이들에게 거식증을 유발한다고 비판받자 통통한 바비 인형이 나오기도 했다./마텔"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4/chosunbiz/20250714091209021pszf.jpg" data-org-width="1500" dmcf-mid="K6v2lzGkJ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4/chosunbiz/20250714091209021pszf.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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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고 로비가 바비 인형의 실사판을 연기한 영화 '바비'의 한 장면. 바비 인형이 아이들에게 거식증을 유발한다고 비판받자 통통한 바비 인형이 나오기도 했다./마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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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비 인형, 건강에 악영향 미치기도
 미국에서 바비 인형은 여자아이의 가족과도 같다. 바비 인형은 1959년 처음 출시된 이래 지금까지 10억 개 이상 판매됐다. 3~10세 여자아이들이 평균 8개 정도 바비 인형을 갖고 있다. 그만큼 아이들의 생각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 의료계는 그동안 바비 인형이 지나치게 마른 체형이라고 지적하며 아이들에게 왜곡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학자들은 아이들이 자신을 실제보다 더 뚱뚱하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로 바비 인형을 꼽기도 했다. 호주 플린더스대 심리학과의 칼리 라이스 교수는 지난 2016년 논문에서 “여자아이들이 바비 인형 때문에 자신의 몸에 자신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5~8세 여자아이 160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첫째 그룹은 바비 인형이 나오는 그림책, 둘째는 정상 체형의 인형 에미가 나오는 그림책, 셋째 그룹은 인형 없는 그림책을 각각 읽혔다. 이후 자신의 몸매에 대한 만족도를 물어보자 바비 인형을 본 아이들이 가장 낮게 나왔다.
 호주 과학자들은 바비 인형과 같은 체형을 가진 여성은 10만명 중 한 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특히 핀란드 헬싱키 대학병원 연구진은 바비 인형과 같은 몸매를 가진 여성은 생리하는 데 필요한 지방이 17~22%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비판이 이어지자 최근 통통한 체형의 바비 인형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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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1형 당뇨병 소녀들로 구성된 걸그룹 원타입(1Type)의 앨범 커버 사진./사노피"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4/chosunbiz/20250714091210410dsbr.jpg" data-org-width="2700" dmcf-mid="9wRlxmnbi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4/chosunbiz/20250714091210410dsbr.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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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형 당뇨병 소녀들로 구성된 걸그룹 원타입(1Type)의 앨범 커버 사진./사노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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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병 소녀들도 구성된 걸그룹도 등장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는 한 발 더 나가 1형 당뇨병이 있는 소녀 4명으로 구성된 영국의 걸그룹 ‘원타입(1Type)’의 결성을 후원했다. 지난 5월 사노피는 원타입의 노래 ‘일어나(Rise Up)’를 주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공개하며, 곡의 수익 전액을 제1형 당뇨병 환자를 지원하는 자선 단체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노피는 영국 전역의 방과 후 공연 예술 학교 네트워크인 스테이지코치 퍼포밍 아츠(Stagecoach Performing Arts)와 협력해 전국 규모의 오디션을 진행했다. 최종 선발된 그룹은 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10대 소녀 엘라, 로라-벨, 핀리, 올리비아로 구성됐다.
 사노피에 따르면 원타입의 뮤직비디오는 소녀들이 녹음 스튜디오에서 만나고 런던 곳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사는 1형 당뇨병 증상과 진단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두려움과 혼란을 묘사한 후, 강력한 지원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회사는 밝혔다.
 사노피는 당뇨병 환자 걸그룹을 결성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최근 영국 1형 당뇨병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거의 모든 사람이 이 질환이 신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으며, 91%는 정신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사노피는 원타입의 결성과 이들의 노래가 1형 당뇨병을 앓는 젊은이들이 외로움을 덜 느끼도록 돕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당뇨병 관리용 인슐린 주사제와 함께 1형 당뇨병의 발병을 지연시키는 첫 치료제인 티지엘드(Tzield)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고 2022년 출시했다.
 참고 자료
 Body Image(2016), DOI: https://doi.org/10.1016/j.bodyim.2016.09.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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