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치매 걸리자 귀농한 아들... 돌봄 위해 벌인 새로운 실험 작성일 07-13 10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김성호의 씨네만세 1096] 제3회 반짝다큐페스티발 포도밭></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zfRQ6J9HOd"> <p contents-hash="76a73543cf8505c5b322153712d5a0845d355ba4db2d3476c127e64dd5b9cedf" dmcf-pid="q4exPi2XIe" dmcf-ptype="general">[김성호 평론가]</p> <p contents-hash="0f1c6e376131c4f19f83946ffede2274f0ef5a27f269da4e0fce6c18d536d131" dmcf-pid="B8dMQnVZER" dmcf-ptype="general">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질병이 있다면 치매가 아닐까. 기억을, 언어를, 인지능력을 하나하나 잃고서 오로지 늙은 육신 안에 남겨지는 것이 치매라는 병의 끔찍함이다. 한때 인공지능(AI)에 대하여 저 자신을 개별적 존재로 인지할 수 있느냐를 두고 인간과의 마지막 경계선을 그었던 것이 우리 인류다. 치매는 인간이 저를 인간으로 존재하도록 한 제 요소를 무참히 짓밟으니 어찌 그를 끔찍하다 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p> <p contents-hash="301bf2e9ba3879f112a1cf9fd8b4c6db702ebaf34a44655426c35a699b7d6ef4" dmcf-pid="b6JRxLf5rM" dmcf-ptype="general">치매가 인간을 무너뜨린다면 국가는 지방소멸이란 질병으로 무너지고 있다. 지방, 그중에서도 농촌마을은 젊은이를 찾아볼 수 없는 초고령화 속에서 소멸 위기와 맞닥뜨린 것이 현실이다. 젊은 층의 귀농이며 귀촌이 이뤄진 곳도 기간시설이 자리한 지극히 일부의 사례, 대대손손 지역민이 지켜온 대다수 농어촌이 마을 일을 돌볼 수 있는 젊은이 없이 쇠락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p> <div contents-hash="9cc63999865449666ff7597e43671f49f849c11ec94a06e11317cecc08c9e2fe" dmcf-pid="KPieMo41Ox" dmcf-ptype="general"> 한국 시골마을은 개인의 쇠락과 지역의 소멸을 한꺼번에 맞닥뜨리고 있다. 대응할 수 있는 여력도 없는 채로 국가는 이들을 돌볼 책임을 민간에 우선적으로 떠넘기고 있는 형편이다. 돌봄과 간병에 대한 국가적 모델, 이를테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와 공공의료 확충, 그를 지탱할 재원 마련과 같은 개혁책은 현 정권 들어서야 그 구체적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치매며 파킨슨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은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일 밖에 없다. 돌봄의 대상인 노인은 많고, 이를 감당할 인력과 체계가 없는 시골의 상황을 한국사회는 바람 앞에 놓아둔 등불을 보듯이 무력하게 지켜만 보고 있는 것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84cf6b0b23df2dcfccbc702e1e901339e36a19f6b8b82b441fc6d6023090b8b1" dmcf-pid="9QndRg8trQ"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3/ohmynews/20250713161803100ulyy.jpg" data-org-width="966" dmcf-mid="1zMOmvc6Ij"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3/ohmynews/20250713161803100ulyy.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포도밭 사이</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반짝다큐페스티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2424d1b866c1dc8706d8fe2e4b6c48490b172014a99852aa8084011b3d97f6f7" dmcf-pid="2xLJea6FsP" dmcf-ptype="general"> <strong>치매노인 돌보는 역사학자의 나날</strong> </div> <p contents-hash="66b95c847dc5aacfa986670c49ee9f21c9cddd2448027575f799cdc753f51305" dmcf-pid="VXpF17Ycr6" dmcf-ptype="general">제3회 반짝다큐페스티발(아래 반다페) 상영작 <포도밭 사이>는 근래 한국 다큐판에서 이목을 집중케 한 작품이다. 1999년생으로 이제 20대 중반인 심하은 감독의 첫 연출작인 작품은 제1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한국경쟁 단편 대상의 영예를 안은 데 이어, 제3회 반다페에서도 상영작으로 선정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젊은 감독이 저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농촌의 치매노인에게 카메라를 가져다 댔다는 점만으로도 다분히 이색적이고 도전적이란 평가를 받았다.</p> <p contents-hash="f722dbc4e27d8b97b3adadc0af082bbec7c324e259328891375bdff2be5139a6" dmcf-pid="fZU3tzGkw8" dmcf-ptype="general">영화의 초점과 완성도에 대하여선 엇갈리는 평이 나올 수 있겠으나, 적어도 연출의도, "우리는 어떻게 함께할 수 있을지 질문을 안고 시작한 작품"이라는 감독의 변이 선명한 효과를 발했다는 점에선 의견을 같이 할 밖에 없겠다.</p> <div contents-hash="d7925d22b3742bf55a40802b3dff7191d24ea9f515ea91f9f1e6c6ec0a9405fa" dmcf-pid="45u0FqHEr4" dmcf-ptype="general"> <포도밭 사이>는 전라남도 나주로 귀농해 어르신들을 돌보며 살고 있는 최현삼씨를 주인공으로 한다. 최씨가 귀농한 사연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몇 차례 알려진 바 있다. 역사학자로 교직활동을 하며 틈틈이 집필활동도 이어왔던 그는 부모님이 동시에 치매진단을 받으며 귀농에 이르게 됐다. 학생들을 지도하며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졌던 그의 관심이 복지제도로 이어져 대학원까지 진학한 상태였단 점도 영향이 없지 않았다. 어머니를 비롯한 치매 노인을 위한 치매시설을 연구하다 네덜란드에 있는 시설에서 영감을 받아 '케어팜 더욱'이란 업체를 설립해 운영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975f8dac44b21502c664b3b226222eba97a4f5ec29fcf55aa96c041052ff5465" dmcf-pid="817p3BXDsf"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3/ohmynews/20250713161804482zfil.jpg" data-org-width="966" dmcf-mid="tZYTSXsdDN"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3/ohmynews/20250713161804482zfil.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포도밭 사이</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반짝다큐페스티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949ef4c114c8edd94b2202c573c41193cff96c662740b712893e3ac0742b4321" dmcf-pid="6tzU0bZwOV" dmcf-ptype="general"> <strong>자나깨나 자식 걱정, 이 할매의 잔소리</strong> </div> <p contents-hash="933c375e563091abb955141e7653488879c1cd7439ed2f7b7564b2eb72699b31" dmcf-pid="PFqupK5rm2" dmcf-ptype="general">케어팜은 치매환자들이 자연과 접점을 가진 프로그램을 통해 안정감을 갖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시설이자 프로그램이다. 한국 농촌의 특수성과 이곳에서 평생을 살아온 치매 노인들의 사정을 고려하여 한국형 케어팜 공동체를 꾸려가는 최씨의 노력이 <포도밭 사이> 가운데 담겼다.</p> <p contents-hash="01280c514a09399ffb343692a2df966a7cc130832522b3b7e2a8954f65703d55" dmcf-pid="Q3B7U91mm9" dmcf-ptype="general">지역 어르신들에게 치매 초기 노인이 주간보호센터의 기능을 하는 케어팜 더욱에서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알리는 일, 흔한 요양원처럼 수용해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포도를 수확하는 등 활동적인 일과를 이어가도록 돕는 것이 모두 그와 동료들의 역할이다.</p> <div contents-hash="9cfda916240a0644ba57509c3f6a8c274fb1cc201088aa607b5418ae85668c99" dmcf-pid="x0bzu2tsOK" dmcf-ptype="general"> 영화는 케어팜을 꾸려가는 최씨와 그 직원들, 이들 주변을 맴도는 최씨의 어머니의 모습 등을 곁에서 비춘다. 최씨와 직원들에게 쏟아지는 치매기운 있는 노인의 잔소리, 그 안에 담긴 자식 걱정과 애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그네들의 삶이 어떠한 모양인지를 금세 알도록 한다. 당초 귀농할 때의 목표와는 달리 최씨의 어머니는 케어팜 더욱의 프로그램에 좀처럼 녹아들지 못한다. 어머니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이고 다른 어르신들처럼 쉽게 함께 할 수 있을 줄 알았다는 최씨의 기대는 번번이 어그러진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fb81bcae9abd525f3f01017f6a0e7bb16e187ecf8ac1d0eb0a20783a639dae99" dmcf-pid="yNrEcOo9Eb"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3/ohmynews/20250713161805753hxgw.jpg" data-org-width="966" dmcf-mid="3HYTSXsdE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3/ohmynews/20250713161805753hxgw.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포도밭 사이</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반짝다큐페스티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6e9daf985371f0c817a78cf706710ed965380f93f4b15e4f84d70c7b9482bebf" dmcf-pid="WDhOmvc6IB" dmcf-ptype="general"> <strong>개별적 사례 아니다, 사회가 당면한 문제다</strong> </div> <p contents-hash="c7cb215ea5c224c83a73eb96cab6543893f74c6d7e5b3d625137dacbdb557e10" dmcf-pid="YwlIsTkPsq" dmcf-ptype="general">최씨의 어머니는 치매가 걸려서도 최씨의 어머니로 남는다. 최씨에게 밥을 차려주려 하고, 직원들이 전기를 덜 쓰도록 잔소리를 하며, 최씨가 시골에서의 일 대신 서울로 올라가 월급쟁이를 했으면 하는 기대를 내비친다. 그러면서 치매노인을 위한 아들의 프로그램에 동참하기를 꺼려 하니, 그 상황이 여간 난감하지 않다. 남보다 다루기 어려운 가족의 문제, 또 세대를 건너 소통하는 일의 어려움이 작품 가운데 담겨 있다 보아도 좋겠다.</p> <p contents-hash="f6dd2d3eebdc043f28bc4db857b78f17849a97b4e64ded8b263f0c0ee63ddd35" dmcf-pid="GrSCOyEQsz" dmcf-ptype="general"><포도밭 사이>는 경증 치매환자인 어머니와 치매노인들을 위한 돌봄사업을 벌이는 최씨의 이야기로부터 어느 모자의 개별적 관계부터 어르신 돌봄 문제의 복잡다단한 어려움까지를 드러낸다. 영화에 명확한 초점이 있는 건 아니지만, 카메라가 비추고 있는 문제가 이 시대 한국사회 공동체가 당면한 것이라는 점에서 시의성이 상당하다. 아마도 한국 유수 영화제가 이 작품의 가치를 인정한 데는 이 같은 측면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을 테다.</p> <div contents-hash="592796d6fcee4356866e81f5e9041a4cbb46333c8c2bf8b4d65865df137c0051" dmcf-pid="HmvhIWDxO7" dmcf-ptype="general"> 최현삼씨의 이야기는 그저 개별적 사례가 결코 아니다. 영화 상영 뒤 보건복지부 최신 통계를 살펴 확인한 결과, 최씨가 귀농해 사업을 벌인 전라남도 나주시의 경우엔 2024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2만 8000여 명 가운데 10%가 넘는 2900여 명이 치매 환자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85세 이상 인구 4000여 명 중에선 무려 1000명 가까이가 치매를 앓고 있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도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이 9%에 달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cfc374d2989ebe35f868bc71c9ada00e2cd8333c2e220d5a7f2afa1e922cd46d" dmcf-pid="XsTlCYwMDu"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3/ohmynews/20250713161806987pfde.jpg" data-org-width="400" dmcf-mid="7Y9Bzf3IIJ"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3/ohmynews/20250713161806987pfde.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반짝다큐페스티발</strong> 포스터</td> </tr> <tr> <td align="left">ⓒ 반짝다큐페스티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79fc6733c29948b787ffdad04996c859315f927e6d6bb14f43460f20ce95147a" dmcf-pid="ZOyShGrREU" dmcf-ptype="general"> <strong>치매환자 100만 명 시대, 사회가 고민해야</strong> </div> <p contents-hash="cc81d5c13b3b8604f58c5a2117c9e099ffaa72c24939cd6d02b1f69cb1e47a33" dmcf-pid="5IWvlHmerp" dmcf-ptype="general">치매환자는 급격히 늘어난다. 확인한 통계에 따르면 2016년까지 65세 이상 인구 중 60만 명이던 치매환자가 2024년엔 90만 명까지 증가했다. 전체의 9.15%가 치매로, 65세 이상 노인인구수 1000만 명을 바라보는 초고령 국가임을 고려하면 심각한 문제일 밖에 없다.</p> <p contents-hash="58877136d7ff3aec78aec96995c02005538679debf191610063f4b9ee6bc1132" dmcf-pid="1CYTSXsdI0" dmcf-ptype="general">그럼에도 정책적 대안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 가족의 문제는 가족이 책임지라는 것이다. 가족은 대부분 중증 이상의 치매노인을 요양원에 보내길 선택한다. 가족이 직접 비용을 충당하고, 민간 요양원이 돌봄노동을 감당한다. 사회와 국가의 자리는 분명치 않다. 한국의 현실이 이러하다.</p> <p contents-hash="6c07f8f8aa704eec2319487a9784467fc5736325351aeb79d21a634b42f65c2d" dmcf-pid="thGyvZOJI3" dmcf-ptype="general"><포도밭 사이>는 먼저 걸은 이의 기록이다. 케어팜 더욱은 제 업을 포기하고 귀농하여 어머니를 위한 프로그램을 구축한 이가 빚어낸 결과다. 그러나 그마저도 제 어머니에게 최적의 대안이 되지 못하였다. 그 속에서 겪어낸 시행착오가 하나하나 한국사회의 자산일 수 있겠다. 어디 영화 속에 나오는 노인들의 이야기일 뿐일까. 영화가 다루지 않은 포도밭 너머의 이야기에 마침내 관심이 머무는 건 우리의 미래가 바로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일 테다.</p> <p contents-hash="96a4aac4d81bd1239224a5cffada9856169df0611f17863dfacfe939573713de" dmcf-pid="FlHWT5IirF"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김성호 영화평론가의 브런치(https://brunch.co.kr/@goldstarsky)에도 함께 실립니다. '김성호의 씨네만세'를 검색하면 더 많은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goldstarsky@naver.com</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유해진 45억 대저택 月 관리비 어마어마…부촌 맞네 ‘대박’ 07-13 다음 ‘자식 농사 대박’ 정은표, 30kg 감량한 서울대생 아들에 “충분히 잘해냈다” 07-13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