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고 찾아올 가족의 죽음, 우리는 어떻게 이별하고 있을까? 작성일 07-13 25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김성호의 씨네만세 1095] 제3회 반짝다큐페스티발 <49재></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BoXdb40Cwz"> <p contents-hash="76a73543cf8505c5b322153712d5a0845d355ba4db2d3476c127e64dd5b9cedf" dmcf-pid="bgZJK8phw7" dmcf-ptype="general">[김성호 평론가]</p> <p contents-hash="c8a64d2f819a42b2c5bc7cae9dc5c01e8c1147096fe2d7eaaf10c6019fb5719c" dmcf-pid="Ka5i96UlDu" dmcf-ptype="general">한국 다큐멘터리 관계자들과 자리를 같이 하며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다. 한국 다큐멘터리 그 크지 않은 장 가운데서 뚜렷한 경향성이 몇 줄기 포착된다는 이야기다. 개중 하나가 자전적 가족 다큐, 본인과 제 가족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한 편의 다큐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것이겠다. 누구에게나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휴대폰 한 대 쯤은 있는 세상이고, 브이로그와 영상예술, 또 다큐의 경계 또한 전과 달리 희미해진 것이어서 자전적인 가족다큐며 영상에세이가 부쩍 많이 제작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뒤따른다.</p> <p contents-hash="1faa01497a67106aae3a35dbdb36ca4cbc1aaa8c6322ab142de1f19144d19438" dmcf-pid="9N1n2PuSEU" dmcf-ptype="general">영화제를 운영하는 쪽에선 이러한 경향을 더욱 두드러지게 느끼는 모양이다. 근 몇 년 해가 갈수록 저와 제 가족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어낸 다큐멘터리가 출품되는 경우를 많이 마주한다는 전언이다. 3회째를 맞이한 반짝다큐페스티발(아래 반다페)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중·단편 다큐를 출품한 한국 내 창작자 중에서도 제 삶 가까운 곳에서 이야기를 길어올린 작가가 여럿이었다고 전한다.</p> <div contents-hash="47219fd387c111a37b74b0c3b846f96d973e65f9f0eaf8747a9d188b0b2a0884" dmcf-pid="2jtLVQ7vwp" dmcf-ptype="general"> 제 주변에서 이야기를 구했다 해서 작품성이 낮은 것도 아닌 모양이다. 그저 쉽고 간편한 선택이 아닌, 제가 누구보다 잘 아는 세상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는 것이 자전적 영화며 가족다큐의 멋이라고 하겠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의 영광을 안은 제3회 반다페 상영작 가운데서도 저나 제 가족의 모습이 카메라 위에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영화가 과반에 이르렀다. 이쯤이면 소문만 무성했던 분명한 경향이 공식 확인됐다 해도 좋겠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a4a447497c144f37720773314a2cb69957281f052b270483b135d1619476c9aa" dmcf-pid="VAFofxzTs0"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3/ohmynews/20250713143301552labk.jpg" data-org-width="966" dmcf-mid="FZHGwCaVm4"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3/ohmynews/20250713143301552labk.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49재</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반짝다큐페스티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c05651c9921a95eafb7df0e187eb9bab6c135e52e3196f9635415a10d1550400" dmcf-pid="fc3g4MqyI3" dmcf-ptype="general"> <strong>외할머니의 갑작스런 죽음, 그 후</strong> </div> <p contents-hash="4386348c32c3176395f9acc1dbdb962aaa6ed66ab035dc8ffa38527c3d13dab1" dmcf-pid="4GQvAriBwF" dmcf-ptype="general">제3회 반다페 마지막 날을 장식한 < 49재 >다. 마지막인 섹션9에 속한 이 영화는 정시연 감독의 13분짜리 단편으로, 감독의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49재가 열린 하루의 기록이다. 정 감독은 '한 사람의 시간이 영영 멈추게 되었더라도 남겨진 자들의 시간은 이전과 다를 바 없이 흐른다'면서 '어떻게 해야 떠나는 이를 잘 보내 줄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관객 앞에 던진다. 한국 불교의 장례의식으로 대중에 널리 퍼져 있는 죽음과 추도의 양식을 통하여 헤어짐에 대한 담론을 꺼내려는 시도라 보아야 옳겠다.</p> <p contents-hash="c8b1e6e1bf34f53a080e87893303f79e2296fd1abbe4864dc90eb0fe9229e41b" dmcf-pid="8HxTcmnbmt" dmcf-ptype="general">< 49재 >는 제 가족의 실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자연스레 담는다는 점에서 서두에 소개한 근래 한국 다큐의 경향성과 맥을 같이 한다. 다만 차이라면 영화가 저나 제 가족의 서사를 구구절절 풀어내는 대신 특정한 하루를 가만히 관찰한다는 점일 것이다. 색을 뺀 흑백 화면 위로 죽은 이가 머물렀을 공간들이, 그 손이 닿았을 물건들이, 죽은 이의 빈자리를 감당하는 이들의 모습이, 표정과 몸짓들이 담긴다.</p> <div contents-hash="d32f569fdb474f4b06c850b495da323ee270beb26aa5ac52bf6275c89a70faf3" dmcf-pid="6XMyksLKw1" dmcf-ptype="general"> 죽은 이는 감독 정시연의 외할머니다. 49재는 본래 7일마다 한 번씩 모두 7번의 재(齋)를 지내는 것이지만, 오늘날 한국 불교에선 마지막 칠재만을 지내는 게 보통이다. 그리하여 49재는 사망일을 기산하여 49일째 치르는 칠재와 사실상의 동의어로 쓰인다. 이승과 저승을 가르고, 다시 저승을 관장하는 명부시왕들에게 망자가 심판을 받는다는 대승불교 유래의 전승으로부터 49재는 죽은 이의 명복을 비는 의식으로 자리 잡았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47b562606811e74d26678be8bd512350e46313ce11cf99d8f32b59949e8501f2" dmcf-pid="PZRWEOo9E5"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3/ohmynews/20250713143302830eadw.jpg" data-org-width="966" dmcf-mid="7mXHrhNfs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3/ohmynews/20250713143302830eadw.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49재</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반짝다큐페스티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888342125e8b6690aeefba294a4bdf1a20b237882d52c2061d912c5364ff2a54" dmcf-pid="Q5eYDIg2sZ" dmcf-ptype="general"> <strong>가족의 죽음 뒤 남겨진 이의 모습</strong> </div> <p contents-hash="9554dde028d5f64ff8fdb6cbf0577fdbd5168aced9a7435bdd8bf55a22e3d882" dmcf-pid="x1dGwCaVIX" dmcf-ptype="general">망자가 최종적인 심판을 받고 환생하게 될 49일째에 유가족이 공들여 의식을 치르는 일이 망자에게 어떠한 효과를 미칠지에 대해선 경전 가운데서도 명확한 근거가 없다. 그러나 이 같은 절차가 망자를 기리는 이에게 심리적 안정을, 또 추모의 기회를 준다는 건 따지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49재가 적어도 오늘날 한국인 가운데 제법 지키는 이 많은 불교적 의식으로 기능하는 건 그래서일 테다.</p> <p contents-hash="489c2c468d00dd005802bddf4356c199e08cc542d9fdf402f7cc14c51eabac36" dmcf-pid="yLHeBf3ImH" dmcf-ptype="general">외할머니는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았다 했다. 예기치 못한 이별은 남은 이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겼을 터다. 그로부터 49일, 슬픔을 갈무리하고 떠난 이를 진정으로 놓아주는 일을 이 가족은 감당해야만 했을 테다. 종교가, 의식이 그를 도울 수 있을까. 사람과 사람, 세대와 세대가 이어지는 동안 그 양식을 달리하면서도 49재의 전통이 이어진 건 아마도 그 역할이 남아 있기 때문이었을 테다.</p> <div contents-hash="02e0d31d43044477556d3da4d2e7fc1f3c9ab29000dd780467efe939cd86a41a" dmcf-pid="Wc3g4MqyOG" dmcf-ptype="general"> 영화는 우연한 계기로 태어나게 됐다. 정시연 감독은 영화 상영 뒤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 자리에서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사연을 전했다. 정 감독은 "외할머니 49재를 촬영할 생각은 없었고 그 전에 버리지 못하는 물건들에 대한 사유를 하고 있었다"며 "물건이 쓸모없어지면 버리게 되는 것도 있고 버리지 않고 갖고 있는 것도 있는데, 그 물건들엔 어떤 의미가 담겨있을까, 어떤 마음으로 들고 있을까가 궁금해 거기에 대한 기획을 하던 중 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설명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8d63fa088f9f9b3a6a0dfc47ad5abd2b854ab2a7791f9199b6e56324c8004250" dmcf-pid="Yk0a8RBWmY"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3/ohmynews/20250713143304122rvwd.jpg" data-org-width="966" dmcf-mid="zvdGwCaVr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3/ohmynews/20250713143304122rvwd.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49재</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반짝다큐페스티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63caeb5b13925ecc33b53ef07e96e5a49e5d62fbb74e1b80abb411e8ad50e36c" dmcf-pid="GEpN6ebYwW" dmcf-ptype="general"> <strong>카메라 뒤에 있을 때 일어나는 마음</strong> </div> <p contents-hash="493e29a24a3ab8eff308f7de76c5627568db0bf8407d84da90c2043a031b5557" dmcf-pid="HDUjPdKGEy" dmcf-ptype="general">정 감독은 "정신없이 장례식에 가고 할머니를 보내드리는데, 나는 어떻게 할머니를 기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면서 "가족들이 어떤 모습으로 할머니를 대할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촬영하게 되었다"고 작품이 출발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말했다. 그녀는 이어 "저도 모르게 장례식에 가서 어떤 방식으로라도 할머니를 기억하고 싶어져서 리본핀을 하나 집어 왔다"며 "나 말고 다른 분들은 할머니를 어떻게 보내드릴지, 49재가 지나면 완전히 떠나보내는 시기이기도 해서 관찰하게 됐다"고 부연했다.</p> <p contents-hash="c88f6d5768a63c19109a516cd7cb3bdcfaa3f1e9619b43d223342f03e9b63e14" dmcf-pid="XwuAQJ9HrT" dmcf-ptype="general">정시연 감독은 다큐멘터리라는 매체에 대한 애정 또한 밝혔다. 그녀는 "원래 소통에 능하지 않고 사람들 눈치도 많이 보는 편인데, 사람을 관찰하고 이야기를 듣고 세상 이야기도 듣는 건 좋아한다"면서 "면대면으로 있으면 망설여질 때가 있는데, 도리어 카메라 뒤에 있으면 용서가 되는 느낌이랄까, 자신이 생기는 것 같다"고 감상을 전했다. 이어 "담고 싶은 실제 세상의 모습도 다가가서 담을 수 있고 포착하는 삶의 순간이 아름답고 행복한 것 같다"면서 "다큐멘터리를 좋아한다고 할 수 있겠다"고 확인했다.</p> <div contents-hash="f8f3204c35f7750248418fe9093ba6d1d867cbcc4b01c6220aa787ee30001db1" dmcf-pid="Zr7cxi2XEv" dmcf-ptype="general"> 지역에서 작업하는 창작자로 느끼는 감정 또한 주제로 올랐다. 정시연 감독은 "올해 초까지 서울 상경에 대한 고민을 한 건 사실이다"라면서 "좋은 독립영화를 보러 자주 다녔는데 그 기억이 좋았고, 가게 되면 꿈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것 같다는 환상이 있었다"고 전했다. 정 감독은 그러면서도 "그런데 뭔가 막연하게 떠나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생기더라"면서 "부산을 떠나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골똘이 생각하다 보니 모든 게 다 핑계처럼 느껴졌고, 정말 내가 찾고 싶은 것들이 여기에 모두 속속들이 숨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산에서 더 적응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cd6e63ad86be2167e89e710e1cfa5f0050843e6f1e4caf92d0e5cb6a1575a8df" dmcf-pid="5mzkMnVZIS"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3/ohmynews/20250713143305410orqo.jpg" data-org-width="400" dmcf-mid="qf2snjQ0O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3/ohmynews/20250713143305410orqo.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반짝다큐페스티발</strong> 포스터</td> </tr> <tr> <td align="left">ⓒ 반짝다큐페스티발</td> </tr> </tbody> </table> <p contents-hash="4606e6bde2382b835faad4be3bad511d0a9b8d1cf35a9ab163d280643948efd0" dmcf-pid="1sqERLf5Ol"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김성호 영화평론가의 브런치(https://brunch.co.kr/@goldstarsky)에도 함께 실립니다. '김성호의 씨네만세'를 검색하면 더 많은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goldstarsky@naver.com</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종합] 강소라, 75kg 찍었다더니…번데기·메뚜기 맛깔나게 폭풍 흡입 "단백질이야" ('아임써니') 07-13 다음 롤라팔루자 헤드라이너 복귀하는 BTS 제이홉, “이번엔 제대로 즐겨주마” 07-13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